애플 비중 77%..LG이노텍 사상 최대 실적의 함정

      2022.10.19 06:00   수정 : 2022.10.19 09:1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LG이노텍이 고객사 애플 이슈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카메라모듈을 애플에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아이폰14 증산 계획 철회로 주가가 한때 6일 만에 23% 급락하며 '애플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왔으나, 증권가는 아이폰14 시리즈 하이엔드(고성능) 제품 중심의 제품 믹스(Mix)와 애플의 확장현실(XR) 기기 출시 등의 호재를 들어 '경기침체를 이겨낼 종목'으로 점찍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LG이노텍 3·4분기 평균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4245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26% 이상 오른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등 고성능 스마트폰이 양호한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이전 모델 대비 카메라화소가 종전 1200만에서 4800만으로 크게 상향되면서 카메라모듈의 평균판매가격(ASP)가 오른 점을 근거로 들었다.


확장현실(XR) 시장의 성장세 또한 LG이노텍에게 호재로 꼽힌다. 내년 1·4분기 애플의 XR 기기 출시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안경 형태의 메타버스 하드웨어 기기가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XR기기에 필수적인 3차원(3D) 센싱모듈 시장에서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이노텍은 3D 센싱모듈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LG이노텍은 경북 구미 카메라모듈 생산라인 증설에 이어 경기 파주사업장에도 관련 신규 증설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애플 의존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말 한 외신은 애플이 하반기 아이폰14 제품군 생산량을 최대 600만대까지 늘리려고 했으나, 신제품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자 당초 계획했던 9000만대 생산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하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사업 다각화도 LG이노텍의 숙제다. 지난 3월 LG이노텍의 주주총회 현장에서 한 주주가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상대로 "특정 고객사(애플)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 것 같은데 관련 리스크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냐"고 물었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기판과 전장사업을 키워서 카메라 모듈 사업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점차 완화시킬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LG이노텍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설비투자에 있어서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비중은 2019년 47%에서 2020년 64%, 2021년 76%으로 집중됐다.

하지만 정 사장의 계획대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미래먹거리로 점찍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에 4월까지 4130억원 투자를 발표한 LG이노텍은 이후 추가 투자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부품 양강' 삼성전기의 FC-BGA 올해 누적 투자발표 규모인 1조9000억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한편 지난달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LG이노텍의 눈부신 매출 성장은 잠재적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며 "높은 애플 의존도와 지나친 선행 투자로 경영난에 빠진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