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SH사장 취임 1년, 분양원가 공개 혁신으로 건설업계 새바람

      2022.11.09 15:43   수정 : 2022.11.09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사진)의 혁신경영이 가속화되고 있다. 취임 1년간 SH공사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크게 강화한 데 이어 가격부담을 낮춘 주택공급 확대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서울 아파트 한채를 짓는 데 실제 얼마가 들었는지 분양원가를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그동안 설계, 도급 등에 대한 내역서를 공개한 사례는 있었지만 아파트 분양원가를 산정해 공개한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이는 급등한 집값을 안정화하고 공기업의 청렴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은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아파트 공급 등을 통해 국민 주거안정 실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다음달 고덕에 3억원대 아파트 공급
오는 1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11월 9일에 오세훈 시장이 SH공사 5대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스템을 구축해 내부 정보 투기를 근절시키는게 첫 과제였다"라며 "둘째는 투명한 행정 열린 경영, 셋째는 폭등한 집값을 잡는 것, 넷째는 주거복지 강화, 다섯째는 공공임대주택 품질 강화였는데 1년 동안 SH의 1500명 임직원이 이 같은 혁신과제를 충실하게 추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년간 SH는 다양하고 불투명했던 정보들을 시민들에게 오픈하기 위해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고덕강일4단지를 시작으로, 오금, 항동, 내곡, 세곡, 마곡 등 지난 10년간 공급한 사업지 중 준공정산이 완료된 곳들의 분양원가 공개를 완료했다. 또 SH의 주인인 '천만 서울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투명 경영·열린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3월 장기전세주택 2만8282호의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공시가격, 시세 등 자산내역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특히 김 사장은 '집 걱정 없는 고품격 도시 건설'이라는 비전과 '천만시민과 함께 주거안정과 주거복지에 기여'라는 미션을 수립하고 이를 '건물분양아파트(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구체화하고 있다.이날 김 사장은 강동구 고덕강일 2지구 공공주택지구 3단지에 500가구 규모로 건물분양아파트를 3억원대로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올 연말에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3억5000만원에 분양할 예정으로 이는 주변 아파트 전세가격 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건물분양아파트는 토지는 서울시와 SH공사 등 공공이 소유하면서 수분양자에게 임대료를 받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분양가격에서 60% 비중을 차지하는 땅값이 빠지기 때문에 반값아파트로도 불린다.

다만 건물분양아파트는 토지는 빌려주고 건물만 분양하기 때문에 토지 임대료가 발생한다. 김 사장은 SH에 납부해야 하는 토지 임대료 부담에 대해 "매달 받기보다는 10년이나 50년 치를 선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분양 확대 등 혁신행보 이어가
SH공사의 가시적인 혁신을 이끌어낸 동력으로 김 사장이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행한 조직개편이 꼽힌다. 최우선적으로 현장 중심의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 '안전경영실'을 설치하고 지역단위로 원스톱주거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지역별로 '주거안심종합센터'를 열었다. 또 '주택품질혁신처'를 신설해 공공주택의 품질을 대폭 개선하고 역세권 등 교통과 기반시설이 양호한 지역에 공공주택을 보다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사업기획실'도 구성했다.

앞으로 김 사장은 후분양제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건축공정률 60~80% 시점 공급에서 90% 시점 공급으로 강화해 서울시민의 주거선택권을 보장해나갈 계획이다. 선분양은 공급자가 제공하는 조감도나 견본주택만을 참고해 청약하는 반면, 건축공정률 90% 시점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후분양은 청약자가 직접 현장을 살펴볼 수 있고 실물 아파트를 확인한 후 청약하기 때문에 합리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만일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분양받은 수분양자가 없기 때문에 추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후분양은 부실시공 발생 시 부작용과 미분양 위험 등을 오롯이 공급자가 책임지기 때문에 공급자의 자발적 안전 및 품질 관리를 유도할 수 있다. 소비자는 부실시공 위험과 그에 따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임대주택의 고급화도 추진 중이다.
오 시장이 발표한 임대주택의 품질혁신, 소셜믹스, 노후 공공주택단지 재정비 등에 맞춰 SH는 마감자재, 주택성능, 구조 등 임대주택 전반의 품질혁신을 위한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향후 하계5단지 노후임대주택 재정비 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공주택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을 위해 100년 주택 건설을 위한 다양한 혁신방안도 발굴하고 있다.

true@fnnews.com 김아름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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