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소극적 與지도부에 열 받아..친윤에 불만 토로

      2022.11.09 15:31   수정 : 2022.11.10 00: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이태원 압사 참사를 비롯한 최근 주요 이슈에 대한 여당 지도부의 안이하고 소홀한 대응을 놓고 강력하게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국민의힘을 패싱한 채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나 정작 이를 엄호해야 할 국민의힘 지도부가 맞대응은 커녕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윤 대통령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측근 인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에 대한 지도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롯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주 야당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 수용 가능성도 언급하자, 윤 대통령은 여당내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도부에 대한 서운함과 대응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9일 복수의 여권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몇몇 친윤계 의원들과 통화하면서 여당 지도부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야당의 공세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내비쳤다.

아울러 전날 국정감사에서 주 원내대표가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에 대통령실 해당 수석들이 해명과 사과를 했음에도 이들을 퇴장시킨 데 대해 윤 대통령은 불만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일부 친윤계 의원과 전화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이 장관 사퇴를 겨냥한 파상공세에도 여당 차원에서 적극 엄호하지 못한 점을 지적, "당이 왜 이렇게 매가리가 없나, 당은 도대체 뭐하는 것인가. 장관 한명 방어도 못하나"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 여권 핵심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주말에 일부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에서 이태원 사고 방어를 못해주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을 토로했다"며 "당이 일사분란하게 민주당과 싸우려 해도 밀리는 분위기라는 것을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는 "지금 민주당이 대통령실을 공격하지, 당을 상대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주말 사이 몇몇 의원들에게 전화해 지도부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냈다고 한다"고 귀뜸했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여당 의원들과 활발한 소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이슈나 현안과 관련해 일부 여당 의원의 전화를 직접 받기도 하고, 먼저 전화를 걸어 다양한 조언을 구하거나 의견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불만은 전날 주 원내대표가 국감장에서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을 일으킨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퇴장시키면서 더 강도가 세졌다는 게 여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주 원내대표의 이같은 조치에 국민의힘 내에서도 "퇴장시킬 필요까지 있었나"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지난 2019년 11월초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 대한 국회 운영위 국감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 질의에 당시 강기정 정무수석이 "우기냐가 뭐냐. 똑바로 하라"고 말해 파행된 적도 있어서다.

또 다른 여권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가 저렇게 행동하니 위기상황에서 의원들을 못 챙기고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이런 생각은 대통령실에서도 하고 있다.
야당은 똘똘 뭉치는데 여당은 자기 정치들만 한다는 비판이 난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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