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자 쿠팡 물류혁신의 쾌거, 이런 기업 더 나와야
2022.11.11 14:45
수정 : 2022.11.11 14: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지난 3·4분기 처음으로 분기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4년 로켓 배송 서비스로 제2 창업을 선언한 이후 8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 쿠팡이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3·4분기 영업이익은 7742만 달러(약 1037억 원, 환율 1340원 기준)다.
쿠팡의 지난 시간은 인내와 시련, 도전과 혁신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겠다. 로켓 배송 후 쌓인 적자는 무려 6조 원이 넘는다. 당시 1215억 원으로 시작한 적자가 지난해 1조 8040억 원까지 불었다. 사업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언젠가 망할 회사라는 조롱은 끊이지 않았다. 그때마다 "계획된 적자"라며 의연해했던 이가 창업주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다. 그 말이 진짜라는 사실을 김 의장은 이번 실적으로 확인시켜준 것이다. 그의 뚝심이 비로소 결실을 맺은 셈이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였던 것은 거대한 물류 실험에 쏟아부은 투자비 탓이다. 쿠팡은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을 쉬지 않고 확장했다. 물류 자동화 등 기술투자에만 지난 2년간 1조 2500억 원을 썼다. 올 들어서도 22만 평 규모의 물류망을 추가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현재 쿠팡의 물류 인프라는 축구장 500개 크기다.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 큰 수준이라고 한다.
흑자를 끌어낸 원동력은 결국 성공적인 물류 혁신에서 찾을 수 있다. 재고 손실을 줄인 결정타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에서 나왔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수요예측을 해내면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1년 새 절반으로 줄였다. 쿠팡은 이 기술을 특허 등록까지 했다. 직매입부터 보관, 분류, 최종 배송까지 전 물류과정을 통합시킨 것도 주효했다. 기존 시스템을 과감히 뒤엎은 창의력, 도전이 결국 빛을 본 것이다.
쿠팡은 국내 기업을 통틀어 고용 창출 3위라는 놀라운 타이틀도 갖고 있다. 지난해 임직원수가 6만 명이 넘었다.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어 가장 많은 고용 인원이었다. 쿠팡은 물류업무 종사자를 100% 직접 고용한다. 로켓 배송 첫 도입 때와 비교하면 직원 수는 24배나 늘었다. 이런 기업이 계속 나와야 우리 경제가 기댈 곳이 생긴다. 쿠팡 같은 기업의 혁신이 존중받을 수 있게 터전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규제는 과감하게 풀어주기 바란다. 세제 등 정책 배려도 아낌없이 지원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