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10%' 이벤트 실수…1000억 가입에 "살려줘요" 지역축협 읍소

      2022.12.07 16:56   수정 : 2022.12.07 16:56기사원문
ⓒ News1 DB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경상도의 한 축산농협(축협)에서 금리 10%의 특판 적금 이벤트를 열었다가 고객들에게 "가입을 해지해달라"며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7일 남해 축협은 지난 1일 열었던 특판 적금 이벤트 관련 고객들에게 양해 메시지를 보냈다.

앞서 남해 축협은 기존 고객 대상으로 10% 적금 이벤트를 '대면으로 가입', '10억원 한도'로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직원의 클릭 실수로 대면뿐만 아니라 비대면 가입도 허용했으며, 한도 역시 1000억원으로 설정됐다.

남해 축협이 특판 소식을 따로 홍보하지 않았지만, 이 내용이 블로그나 카페 등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해당 적금에 가입하게 됐다.
특히 한 사람이 여러 개에 가입하거나 다른 예·적금을 해지하고 가입하는 경우도 등장했다.

결국 준비했던 예산이 순식간에 바닥났고, 남해 축협은 뒤늦게 이벤트를 마감했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이와 관련 축협 관계자는 뉴스1에 "직원이 '대면'에만 체크해야 하는데 '비대면' 가입에도 체크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이벤트 당일에는 한도가 소진됐다고 안내하기 바빴다"며 빠르게 수습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남해 축협은 강제 해지를 할 수 없어 직접 고객들에게 연락하고 메시지를 돌리기 시작했다.

메시지에는 "대단히 죄송합니다.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해 적금 10%가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우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며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적었다.

이어 "남해군 어르신들이 피땀 흘려 만든 남해 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문자를 보낸다"며 "고객님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관계자는 "고객들이 축협에 신뢰를 잃고 안 좋게 보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객들한테 전화해서 설명해 드리고 해지를 부탁했다"며 "아직 수습 1일 차라서 정확하게 얼마나 가입했는지 파악이 안 된다. 현재 해지하신 분들도 절반에 많이 못 미친다. 일부만 해지하신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분히 설명드렸음에도 해지를 안 하신다면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으로서는 상황을 설명드리고 해지를 요청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관계자는 "시골 농협은 수익이 많이 나거나 재산이 많지 않다. 지금 많이 위험한 상황"임을 강조했다. 동시에 "농협을 살리기 위해서 해지를 부탁드린다. 직원 50명의 생사가 달려있다"고 호소했다.

실수한 직원의 징계에 대해서는 "현재 무엇보다 수습이 급급하다. 직원 징계에 집중할 상황이 아니다. 지역 농협의 운명이 달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누리꾼들은 남해 축협의 이러한 상황들을 알리며 해지를 독려하고 있다. 이들은 남해 축협의 건물 외관 모습을 올리거나 자칫 파산에 이를 수 있으니 "자발적으로 해지하자"고 입을 모았다.


한 누리꾼은 "특판 예수금이 1000억원이면 대략 이자만 최소 55억, 최대 220억"이라며 "100억도 남해 축협에서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해지하라고 했다.

이외에도 "해지 안 하고 버티다가 은행 파산하면 어차피 예금자보호한도 때문에 그 이상으로 넣은 사람은 원금도 못 받을 수 있다", "인류애 챙기자",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 버리자", "저기 망하면 그냥 그 지역이 망하는 거다.
해지하자"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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