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도 못먹겠네'..가파른 물가상승 얇아지는 '유리지갑'
2022.12.12 13:23
수정 : 2022.12.12 13: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월급쟁이들의 '유리 지갑'이 더 얇아졌다. 실제 받는 월급이 그대로이더라도, 물가가 빠르게 뛰면서 직장인들의 실질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자장면·라면 같은 단골 간식 음식 가격이 가장 많이 뛰어올라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올라..사실상 소득 감소
12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4분기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가 상용근로자인 가구의 실질소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했다. 3·4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5.9% 올랐는데 명목소득은 0.5%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상용근로자보다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실질소득 감소 폭이 각각 5.1%, 5.6%로 더 컸다. 특히 일용근로자는 명목소득도 1년 전보다 0.02% 감소했다.
실질소득은 물가 상승을 감안한 소득을 말하며, 명목소득은 연봉 액면가 대로의 소득을 말한다.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회복 추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실질소득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실질소득이 2.5% 줄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0.7% 감소했다.
물가 상승세는 다소 주춤거리고 있지만, 한번 올라간 자리에서는 좀처럼 내려올 기미가 안 보인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6.3%,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3년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 작년 2.5%였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올랐다. 이대로 가면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5%대가 확실하다.
■자장면 한 그릇 값, 작년 대비 800원 올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자장면, 김밥, 칼국수, 떡볶이, 라면, 해장국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 6종의 지난달 가격 상승률이 10%를 넘어섰다.
자장면이 11.4%로 가장 높았고, 김밥(11.1%), 칼국수(11%), 떡볶이(11%), 라면(10.7%), 해장국(10.6%)이 뒤를 이었다. 서울 기준으로 자장면값은 지난해 5692원에서 지난달 6531원으로 839원 올랐다. 삼겹살 200g은 1만6879원에서 1만8954원으로 뛰었으며, 소주와 맥주 가격도 각 9% 이상 올랐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11월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 상승률은 4.3%다.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5%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0.3% 올랐다. 돼지고기(2.6%), 고등어(8.3%), 닭고기(10.2%) 등이 상승했고 쌀(-10.0%), 오이(-35.3%), 상추(-34.3%), 사과(-8.0%) 등은 하락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