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존폐' 의견 팽팽.. "접근성 악화"vs"문화 위축"
2022.12.20 16:03
수정 : 2022.12.20 16:03기사원문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지자체가 지구 지정 9년 간의 성과 및 한계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경실련)은 이날 오전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도시연대)와 공동 주최로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현황과 쟁점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단체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찬반에 대한 주장이 팽팽한 가운데 서대문구청은 즉시 해제를 원하는 상인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서울시에 해제를 요청해둔 상황"이라며 "하지만 해제 논의 이전에 정책의 의미와 목표를 되짚어보고, 과정의 문제와 해제를 통한 득·실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와 연세대 삼거리까지 약 500m에 이르는 거리로 서울시는 지난 2014년 1월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상권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해당 구간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했다. 현재 연세로는 주중의 경우 버스 등 대중교통과 보행자만, 주말에는 보행자만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취지와는 달리 인근 상인들이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 이후 상권이 약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 차량이 주변 이면도로로 우회하면서 교통 사고 등 위험도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신촌 지역 상인 1984명은 지난 8월 연세로에 일반 차량 통행을 허용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서대문구청도 지난 9월말 서울시에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차량 통행을 두고 서울시와 구청의 시각 역시 엇갈리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은희 도시연대 정첵연구센터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허용할 경우 서울시는 통행 차량이 늘어나 속도가 급격히 저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반면, 서대문구는 현 교통신호 체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전용지구 시행 이전에 비해 교통량이 42% 감소해 정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대학생들과 환경단체에서는 차량 통행을 두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생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에 따라 연세로에서의 문화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 등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논의 과정에서 지자체의 책임감 있는 참여를 촉구했다.
금기정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도로는 하나이지만 이를 사용하는 목적은 여러 개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행정적 책임자들이 방향성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와 자료를 제시하는 결단과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광성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구 해제시 시민들의 도보권 보상 방향·행정관청의 투명한 행정 및 법률적 절차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