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위 속 길에서 '미끌' 척추 부상 조심해야
2022.12.24 09:00
수정 : 2022.12.26 09:20기사원문
며칠 전, 직장인 정 씨(34세, 여)는 빙판길에서 미끌하면서 허리를 삐끗한 이후 허리 통증이 생겼다. 파스와 찜질로 통증을 진정시켜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고, 사무실에 장시간 앉아있거나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했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마디가 서로 어긋나 분리되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관절간의 결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후천적으로 발생한 경우는 체조 선수나 축구 선수 같이 점프나 급회전, 급출발 등의 운동으로 반복적인 압력과 스트레스가 쌓이면 생기는 피로골절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척추분리증의 경우 정 씨와 같이 평소 특별한 이상은 느끼지 못한 채 지내다 허리에 충격이 생기는 사고로 인해 확인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척추가 분리되어도 생각보다 통증이 크지 않아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를 갑자기 펴거나 오래 걸으면 통증이 느껴지긴 해도 일상생화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크지 않기 때문에 척추분리증은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분리증으로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지만 증상이 경미해 오랜 기간 방치하다 척추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어 척추 뼈 마디가 위아래로 엇갈리는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진행하게 되면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년층의 경우 겨울철 빙판길 낙상사고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이라면 미끄럼 사고가 찰과상으로 끝날 수 있지만 노년층은 넘어지는 순간 척추에 많은 하중이 가해지면서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에 의해 척추뼈가 납작하게 내려 앉는 질환으로, 골다공증이 주 원인이다.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있거나 앉아있다 일어나려 할 때 통증을 느낀다. 또 어느 정도 통증이 사라진 후에도 허리를 바로 펼 수 없어 불안정한 자세로 보행하게 되면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에도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 척추압박 골절은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안정치료, 보조기 사용 등 보존적 치료 방법을 우선 시행하지만 치료 기간이 지나도 호전이 없거나 통증이 심한 경우 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겨울철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옷차림에 주의해야 한다. 바닥이 미끄러운 신발은 피하고 민첩성을 위해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겹 입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보다 보폭을 약간 줄이고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움츠리고 걷는 것은 삼가야 하며 낙상 시에는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병규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