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값 시달리는 20대 직장인 "돈 관리 어떻게 하나요"
2023.01.01 06:00
수정 : 2023.01.01 18:20기사원문
현재 보통예금 50만원이 있는데 연금저축 납입으로 세액공제를 받는 게 나을지 카드 대금 상환에 쓰는 게 맞을지 고민이다. 지난해 주식 투자 실패로 인한 부채 700만원도 부담이다. 이자도 속속 나가고 있다. A씨는 새해부턴 체크카드만 쓰면서 빚도 갚고 저축액도 조금씩 늘리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다.
A씨의 월 수입은 250만원이다. 월 지출은 230만원이다. 고정비(50만원)로 신용대출 이자(18만원), 학자금대출이자(9만원), 보장성보험료(15만원), 휴대폰 할부금(8만원) 등이 나간다. 변동비는 소액결제 등 통신비(10만원), 교통비(10만원), 식비(30만원), 쇼핑 비용(50만원), 카드할부(80만원) 등을 합쳐 180만원이 든다. 저축은 한 푼도 못 하고 있다. 용처가 파악되지 않는 지출액이 20만원이다.
자산은 보통예금 50만원이 전부다. 부채는 신용대출(700만원), 학자금대출(900만원), 다음 달 카드 값(150만원) 등 1800만원가량 된다.
A.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A씨처럼 달콤한 신용카드 맛에 빠지면 개인·가정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할부와 신용결제의 편리함에 취하면 자산은 결국 '0'을 넘어 숫자 앞에 마이너스(-)를 달고 점차 불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A씨가 건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신용카드 할부를 사용하게 된 결과 매월 총지출 규모가 들쑥날쑥해지면서 전보다 저축 규모가 줄었다. 나갈 돈과 쓸 돈의 규모가 불규칙해진 탓이다. 예산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소비에만 치중하고 있다. 또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해 충동적 구매가 잦다.
이들 문제가 종합되면 각종 결제금액을 메우는데 집중하는 생활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른바 '돈맥경화'가 일어나고 현금이 없기 때문에 신용카드 사용은 그만큼 더 증가한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특히 올해 내내 전 세계적 긴축이 단행되면서 금리 수준이 상당히 올랐다. 저금리 기조에서 장착했던 안일한 인식은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게 금감원 관계자의 판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돈 관리의 첫 발은 소득보다 적게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선 소비지출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자 대부분은 가계부를 사용하지 않고 쓰더라도 저축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A씨가 현 상황을 헤쳐 나가고자 한다면 최소 2개월은 초긴축에 돌입해야 한다. 이후 3개월 동안에도 긴축 재정을 유지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선 지출 항목을 분류해 고정비와 필수생활비가 감당 가능한지 파악해야 한다고 권했다. 그는 "나갈 돈, 신용카드값, 쓸 돈으로 명확히 구분하고 소액결제는 자제하며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급에서 고정비(50만원)와 다음 달 신용카드값(150만원)을 제한 50만원이 필수생활비"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연간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지출 편향이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A씨는 주로 의류, 취미, 운동, 문화, 휴대폰 등에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이들 항목에서 최대한 지출액을 줄이고 할부금액을 상환하는 작업이 요구된다. 동시에 큰 규모의 소비는 당분간 금지된다.
월별 현금흐름계획 실천 5단계도 제시됐다. 이른 바 △생활비, 비상금 통장 구분 △신용카드대금 전액 상환 △연간 비정기 지출 예산 비상금통장에 저축 △신용대출 연내 상환 △연금저축 납입 시작, 연말정산 절세 전략 세우기 등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는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 대비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몇 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은 궁극적 절세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며 "이보단 현금흐름에 대한 통제력을 키우는 게 선순환 재정 관리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인터넷 검색창에 파인을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