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美서 5만대 첫 돌파… 정의선 ‘고급차’ 전략 통했다

      2023.01.08 18:39   수정 : 2023.01.08 18:39기사원문
메르세데스-벤츠를 겨냥한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2년 연속 미국 시장에서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고급차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위축기에는 중저가 차량보다 상대적으로 고가 모델이 실적 방어에 유리하다는 점도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실적은 5만6410대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21년(4만9621대)과 비교해 13.7% 증가하며, 2년 연속 최다 판매실적을 경신했다.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연 5만대를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의 신차 판매 대수가 10여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네시스의 성장세는 눈여겨 볼 만 하다. 제네시스 브랜드가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안착함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급차 강화 전략이 순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종별로 보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70이 1만9141대로 최다 실적을 냈다. GV70은 제네시스가 두 번째로 선보인 SUV로 준중형 차급이다. 중형 SUV인 GV80 역시 1만7521대가 팔리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GV80은 골프황제 타이거우즈 사고를 계기로 미국에서 안전성을 입증하며 큰 관심을 받게 된 차량이다.

세단 중에서는 스포츠성이 강한 G70이 1만2649대로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데 성공했다. G80은 4337대, G90은 1172대가 팔렸다.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판매량은 1590대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과 품질, 가성비, 안전성 등이 잘 어우러진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안정성 면에서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다. 고급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계층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안전성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제네시스차량 6종은 모두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 충돌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받았다.

제네시스는 올해 신차를 앞세워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내연기관차를 만들던 현대차 앨라배마 몽고메리공장에는 전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올해부터 제네시스 GV70 전기차 양산을 본격 시작한다. 북미 조립 요건을 갖추게 되는 만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도 지급 받을 수 있어 현대차로선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GV80 쿠페 차량도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제네시스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 실적이 미미한 유럽과 중국 시장에서의 인지도 제고 작업도 병행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레벨3 수준의 조건부 자율주행이 가능한 G90을 내놓을 예정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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