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일부터 택시요금 1000원 인상...택시 잡기 쉬워질까

      2023.01.31 16:21   수정 : 2023.01.31 16: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2월 1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26%) 오른다. 동시에 택시 기본거리는 현행 2㎞에서 1.6㎞로 줄어든다. 거리당 요금은 현행 132m당 100원에서 131m당 100원으로, 시간 요금은 31초당 100원에서 30초당 1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지난해부터는 심야 할증 확대까지 실시됐다. 탑승객이 몰리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할증률을 기존 20%에서 40%로 높인 탄력요금도 적용 중이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지자체는 택시 공급을 늘리겠다는 목표로 택시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택시 잡기가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에서다.

택시 기사들은 일단은 2월 1일 이뤄지는 요금 인상 자체는 반갑다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택시 요금 인상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요금 급등이 수요를 줄일 가능성이 존재하는 동시에 택시 기사 고령화를 고려하면 공급이 늘어날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공급 확대는 의문
1월 31일 거리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은 요금 인상을 반기면서도 실질적인 공급확대 효과는 낮게 봤다. 고령화 상황을 고려하면 요금 인상은 택시 기사 감소세를 정체시키는 정도의 효과에 그친다는 것.

법인 택시를 운행하는 A씨(61)는 "젊은 기사들은 돈을 더 버는 택배 등으로 자리를 옮겼고 고령 기사들은 배달이나 택배, 대리운전은 (육체적으로) 힘들어 일을 그만뒀다"며 "은퇴한 분들이 요금 올라간다고 복귀하지는 않을 것이고 돌아와도 야간 운행에 투입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심야 할증요금 인상 이후인 지난해 12월 수도권 심야 시간대(오후 10시부터 익일 새벽 3시까지) 배차성공률은 같은 해 6월 대비 16.2%포인트 개선된 42.3%로 집계됐다. 요금 인상 등으로 택시 공급이 늘었지만 여전히 택시 호출 10번 중 5번 이상은 배차에 실패한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20여년간 택시를 운행한 김모씨(72)는 "택배 기사가 많으면 한달에 400만원까지도 번다는데 택시기사는 요금이 인상되도 월수입 200만원 선"이라며 "지금처럼 노인들이나 하는 업종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택시 기사들은 요금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했다. 수입 자체가 낮은 상황에 연료비 등 가파르게 상승한 물가를 생각하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씨(65)는 "당장 올해만 연료비가 30% 오를 정도로 택시 운송 서비스를 유지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커졌다"며 "택시 일을 해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 한달에 230만원 정도를 수중에 쥔다"고 토로했다.


■택시 수요가 줄까 '걱정'
더 큰 걱정은 택시 수요 감소다.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영업직 사원 김모씨(28)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택시비로 20만원가량을 썼다"며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아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데 택시비가 큰 폭으로 오른다고 하니 가격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평소 늦게 퇴근한다는 직장인 송모씨(33)는 "지금도 택시비가 비싸 회식하거나 야근해도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타려고 노력한다"며 "먹거리 물가도 많이 올라 택시비가 인상되면 택시 타길 더 꺼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29)는 "부담되는 가격이다.
택시를 5분만 타도 만원은 그냥 넘길 것 같다"며 "택시 타는 것은 자유지만 심야대중교통도 증편하거나 지하철 시간을 연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45년간 택시를 몰아온 이모씨(76)는 "경기 악화 때문에 택시비도 부담되는지 손님이 너무 없다"며 "요금을 1000원 올리면 손님들은 요금 부담 때문에 더 안 탈 것으로 생각된다.
손님이 없으면 택시 기사도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박지연 노유정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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