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몸도 동글동글, ‘귀여움 폭발’ 바닷속 친구 참물범 보고싶다면 여기로

      2023.02.24 04:00   수정 : 2023.02.24 10:06기사원문

'물생활'을 아시나요? 영화 '아바타2'에서처럼 물에서 '사는 것'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흔히 어항에서 생물을 키우는 모든 일을 '물생활'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1자(30㎝)짜리 소형 어항에서 입문자용 열대어 구피를 키우죠. 그 이후에 베타, 플랜티 등 다양한 담수(민물)어를 키우고, 새우와 코리도라스, 비파, 애플스네일 등으로 종을 늘려 갑니다.

수초도 키우고요.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해수어'의 세계에 입문하기도 합니다. 해수어는 담수어와 달리 물의 염분, 온도 등을 훨씬 꼼꼼히 관리해야 하죠. 보통 해수어의 시작은 영화의 주인공 '니모(흰동가리)'랍니다.
이번주 여행지는 물생활인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 아쿠아리움입니다.

■롯데월드 참물범 토리, 개봉박두

지난 2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찾았다. 아쿠아리움 측의 협조로 아직 관람객들에게 정식 공개되기 전인 아기 참물범 '토리'를 만날 수 있었다. 토리는 지난 1월 2일 태어났다. 아기 참물범이 아쿠아리움에서 태어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측의 세심한 영양관리와 안정적인 환경 조성 덕분이다.

박지원 아쿠아리스트와 함께 식사 시간에 맞춰 토리가 놀고 있는 독립수조를 찾았다. 분리된 공간에서 혼자 놀고 있는 생후 50일 된 아기 참물범은 검정색과 회색의 동그란 찰흙으로 빚어낸 '귀여움의 결정체'였다. 새까만 눈동자로 이쪽을 빤히 쳐다보는데 "안녕?"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마치 작은 사람의 아이 같았고, 아쿠아리스트와 내가 하는 말도 다 알아듣고 있지만 일부러 모른척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박지원 아쿠아리스트는 토리의 코에 손가락을 살짝 스친 뒤에 미리 준비해간 열빙어를 한 마리씩 급여했다. 한 번 먹을 때 약 500g, 10~20여 마리의 열빙어를 먹는다고 한다. 하루 총 4번 열빙어를 먹는 토리는 지난 50일간 말 그대로 '폭풍성장'했다.

박 아쿠아리스트는 "참물범 새끼는 태어난지 3일 내 수영이 가능하고 3~4주 가량 모유 수유를 하고 생후 1개월쯤부터 스스로 먹이를 찾는 연습을 하고 독립을 한다"며 "24일부터 3월 5일까지 이제 막 독립을 시작한 아기 참물범의 모습을 바다사자 수조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토리는 아크릴 등으로 분리된 수조에서 어미 참물범, 바다사자와 합사를 준비하며 얼굴을 익히는 중이다. 참물범과 비교해 바다사자의 몸집은 훨씬 더 크고 길쭉하다면, 참물범은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느낌이 든다.

■생물종 보존, 동물권도 생각하기

토리의 어미였던 참물범은 지난 2020년 7월 구조 당시 심각한 저체중 상태로 체중이 40㎏에 불과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세심한 돌봄으로 100㎏의 정상 체중으로 회복했고, 이후 건강한 몸으로 올해 12개월의 임신을 거쳐 토리를 출산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오영환 생물보전팀장은 "아기 참물범이 보살핌 속에 건강하게 성장해 기쁘다"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앞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보호하고 종 다양성 보전과 증진에 앞장서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짧았던 토리와의 만남을 뒤로 하고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관람을 시작했다. 다양한 해양 생물과, 민물고기, 바다거북, 펭귄 등을 봤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쿠아리움 내에서 볼 수 있는 훔볼트 펭귄의 경우 부화실을 마련해 자체적으로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연구소 같은 한 시설에서는 알을 깨고 새 탄생을 준비하는 펭귄을 볼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벨루가 수조였다. 넓은 수조에서 혼자 유영하는 벨루가를 보고 있는데 수조의 벽면으로 한 아이와 엄마가 다가왔다. 엄마가 아이에게 "벨루가한테 인사해"라고 하자 아이가 조막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아이 앞을 유영하던 벨루가가 다시 돌아와서 아이와 눈을 맞췄다. 아이가 손을 흔들자 벨루가는 아이를 빤히 10초 정도 바라봤다. 영화 '아바타2'에서 주인공과 인간적인 교감을 나누던 '툴쿤'이 떠올랐다.

현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ESG 경영 캠페인 일환으로 환경(E) 분야에서 '그린 월드'를 키워드로 해양생물 종 보전 및 번식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생물 연구 클러스터 기관인 '해양생물연구센터'를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최근에는 과거와 같은 동물을 활용한 쇼를 전혀 하지 않고, 먹이주기나 수조 청소 등 자연스런 모습을 보여준다"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2시30분, 오후 3시30분에 메인 수조에서 약 15분간 먹이주기 장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쿠아플라넷, 63·광교·일산 골라보는 재미

한화 아쿠아플라넷도 봄을 맞아 지점 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아쿠아플라넷 63은 봄맞이 나들이객을 위해 도심 한가운데서 동화 속 아름다운 인어공주들을 만나볼 수 있는 환상적인 머메이드쇼를 매 시간 진행한다. 수달, 펭귄, 가오리, 물범 등 다양한 생물들과 함께하는 피딩쇼와 교육적인 생태 설명회도 볼 수 있다.

아쿠아플라넷 광교는 올봄부터 신규 머메이드 공연을 마련하고, 아쿠아리움 숨겨진 비밀의 공간에서 나타나는 신비로운 인어공주의 전설을 엿볼 수 있다. 가오리 수조 옆에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떠나는 환상적인 뮤직 쇼 타임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에서는 카드여왕이 숨겨둔 꽃을 찾아서 떠나는 앨리스의 신비한 마법여행이 관객을 맞이한다. 마술사와 앨리스가 함께하는 마술 공연은 메인수조 앞에서 진행된다.
또 입구에서부터 화사한 봄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포토존과 메인수조의 꽃장식 등 봄나들이 기분을 한껏 누릴 수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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