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다 '삐끗'한 허리, 방치는 금물

      2023.02.25 09:00   수정 : 2023.02.25 09: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주말, 장 씨(46세, 여)는 가족들과 함께 인근 산으로 가벼운 등산을 다녀왔다. 가볍게 뛰어 오르내리는 아이들 뒤를 쫓아 가던 장 씨는 발이 미끄러지며 허리를 살짝 삐끗했다. 가벼운 통증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파스를 붙이고 지내왔는데, 며칠이 지나도 허리에는 불편한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병원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해가 바뀌고 추위가 풀리면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늘어나는데, 겨울동안 활동량이 줄었던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면 평소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다 허리를 삐끗하는 요추 염좌가 생기기 쉽고, 심할 경우 급성 허리디스크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급성 요통의 약 70%는 염좌로 보통 2주 내에 50~60% 호전되고, 90%가 3~4개월 안에 호전된다.
하지만 뼈나 디스크의 문제로 요통이 발생한 것이라면 다시 아플 확률이 높다. 만성요통은 뼈, 디스크, 인대, 근육 중 어디에서든 병적인 원인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디스크로 인한 원인이 가장 흔하다.

요통은 증상과 통증 지속 기간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다. 심하지 않은 요통은 저절로 낫기도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만성 요통 환자라면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 요통 환자의 경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과 퇴행성 추간판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방 전위증, 종양이나 감염, 고관절 질환, 콩팥문제인 내과 또는 비뇨기과 질환일 수도 있고 여성의 경우 산부인과 질환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특히, 운동을 하다 허리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중에는 운동하다 생긴 척추분리증을 방치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증상이 악화되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척추분리증은 척추 사이 연결고리가 끊어져 척추 마디가 서로 분리되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관절간의 결함이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지만, 허리의 외상이나 과격한 운동 등 허리 부위에 반복적인 압력과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생기는 피로골절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척추분리증이 있을 경우 갑자기 허리를 펴거나 오래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는 지장을 줄 만큼의 통증은 아니어서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척추분리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척추전방전위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분리증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척추전방정위증으로 이어진 경우 증상에 따라 시술이나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바른 자세로 걷기, 수영 등의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수다. 걷기 운동을 할 때는 배에 힘을 주고 등을 곧게 핀 상태로 체중을 발뒤꿈치에서 엄지발가락 쪽으로 이동시키는 등 자세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미세한 통증이라도 허리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검사와 진단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학선 원장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신경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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