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135명 사망 축구장 압사참사 경찰 2명 무죄…유족·시민단체 분노

      2023.03.17 13:33   수정 : 2023.03.17 13:44기사원문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구장에서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축구팀의 경기가 끝난 후 패배에 분노한 관중들이 그라운드로 난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인도네시아 법원이 지난해 13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축구장 압사사고와 관련해 기소된 세 명의 경찰관 중 두 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희생자 유가족들과 인권단체들은 "정의가 죽었다"며 거센 분노를 쏟아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방법원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와유 세티오 프라노토 경찰청장과 밤방 시딕 아흐마디 현장 지휘관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또 다른 경찰관 하스다르마완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칸주루한 축구장에서는 '아르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에서 홈팀인 아르마 FC가 20년 만에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난입한 관중을 막으려던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했고, 최루탄을 피하려던 관중들이 출구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135명이 압사하거나 질식사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에 검찰은 아흐마디 지휘관 등이 최루탄 사용을 지시했다며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고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프로노토 청장이 "피고인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고 과실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아흐마디 지휘관 역시 최루탄을 쏘라고 명령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희생자 유족과 인권단체들은 의문을 제기하며 분노했다.

3살 아들과 남편을 잃었다는 엘미아티는 선고 직후 "죽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었고 수백명의 희생자가 있었다"며 "경찰이 이번 일에 책임을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어떻게 정의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번 참사로 두 딸을 잃은 한 익명의 남성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며 "사람들은 내가 돈을 받고 증인으로 나섰다고 손가락질했지만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내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담담히 말했다.

지역 인권단체 '콘트라스'의 대표 이르판은 "이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판사들이 부당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1월 처음 시작한 재판은 줄곧 비공개로 진행돼 희생자 유족들은 방청할 수 없었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홈팀 아르마 FC의 조직위원장인 압둘 하리스는 징역 1년6개월, 구단 보안 담당자인 수코 수트리스노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964년 5월 페루 리마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아르헨티나의 1964 도쿄올림픽 예선 경기 참사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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