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키오스크 사용 불편해요ㅠㅠ"...이용 간편화가 급선무

      2023.04.06 05:00   수정 : 2023.04.06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요식업계를 중심으로 키오스크 설치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 계층에 대한 교육에 앞서 키오스크 이용을 간편화하는 접근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층의 경우 디지털 기기 사용법이 익숙치 않은 데다 중장년층의 경우도 노안 등으로 작동이 쉽지 않고, 디지털 기기 사용보다 직접 주문하고 결재하는 기존 거래 방식을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키오스크 접근성 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운영 대수는 2019년 18만9951대에서 2022년 45만4741대로 3년 새 2.4배 증가했다.

특히, 요식업의 경우 같은 기간 5479대에서 8만7341대로 약 17배 늘었다.

노인들은 특히, 보건복지부의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 1만 97명 가운데 키오스크 주문에 어려움을 느낀 사람은 64.2%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고령소비자의 51.4%는 키오스크의 복잡한 작동 방법에, 49%는 뒷사람 눈치에, 44.1%는 그림·글씨의 작은 크기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 및 복지관에서 현재 노인 대상으로 키오스크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UI(사용자 환경) 개선과 개발자에 대한 교육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복 대한노인회 사무부총장은 키오스크 도입이 빨랐던 일본 사례를 들며 사용법이 간소화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20년 전에 일본에 갔을 때 키오스크 UI(사용자 환경)가 간편하게 돼 있어서 쉽게 이용했다"며 "첫번째로 음식 그림이 깜빡깜빡 불이 들어오고 두번쨰로 결제 아이콘에 깜빡깜빡하면서 불이 들어와 선택을 유도하는 식으로 순서에만 따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초에 사용이 간편해지면 정부에서 키오스크 IT 교육 예산으로 수천억을 들일 필요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키오스크 대다수는 음성 안내나 점자 표기가 없어 시각장애인이 전혀 사용할 수 없다"며 "접근성 구현이 안 된 상태에서 이용법을 아무리 교육해봐야 효과가 없다. 예를 들어 글씨 자체가 작아서 어르신들이나 저시력 장애인에게는 안 보이는데 이용법을 아무리 가르쳐줘도 이용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이미 키오스크 접근성 강화를 위한 고시가 나와 있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지키는 개발업체도 없다"며 사실상 키오스크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현재는 존재하지는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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