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규모·연체율 모두 증가… 금융권 부실 '약한 고리' 될라

      2023.05.02 18:18   수정 : 2023.05.02 18:18기사원문
연체율 상승이 은행권의 주된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약한 고리'로 지적받은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올 들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폭도 지난 3개월 동안 꾸준히 커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1878조8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1871조5370억원이었던 것이 한달 새 7조3449억원 늘어난 것이다. 이는 가계에서는 빚 상환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기업들이 대출을 늘린 영향이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3월 680조7661억원이던 잔액이 지난 4월 말에는 677조4691억원으로 3조2970억원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이 2조2493억원 줄었고, 개인신용대출이 1조87억원 감소했다.

반면 기업대출 잔액은 늘어났다. 지난 4월 말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714조6749억원) 대비 5조4029억원 늘어난 720조778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기업대출 중 대기업대출보다도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서는 고금리에 경기침체가 겹친 상황 속에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향후 금융권 부실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권의 전반적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6%로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기업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과 중소기업대출에서 연체율이 각각 전월 대비 0.04%p, 0.08%p 올랐다. 대기업대출의 연체율은 전월 말과 같은 0.09%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부문별로 봤을 때는 가계대출(0.32%)보다 기업대출(0.39%) 연체율이 더 높았다. 기업대출 중에서도 특히 대기업(0.09%)보다 중소기업(0.47%) 연체율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달 새 대출 잔액은 대기업대출보다도 중소기업대출에서 크게 늘었다. 지난 4월 말 소호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05조403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149억원 늘어났다. 지난 1월 말(598조1211억원)부터 3개월 연속 증가다. 이와 함께 증가폭도 1조7467억원, 2조5209억원, 3조149억원 순으로 꾸준히 높아졌다.

대기업대출 잔액 역시 114조6742억원으로 전월(112조2861억원) 대비 높아졌지만 증가폭은 2조3881억원으로 중소기업대출 잔액보다는 다소 적게 늘었다.


한편 이날 집계에서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878조8819억원으로 전월 1871조5370억원 대비 7조3449억원 늘었다.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잔액이 각각 4443억원(805조3384억원→805조7827억원), 8970억원(37조908억원→37조9878억원) 늘어난 가운데 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08조9654억원으로 전월(619조2650억원) 대비 10조2996억원 줄었다.
주식시장으로 대기성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요구불예금 잔액이 크게 감소했다는 평가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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