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신일 대표 "관광산업, 반도체보다 중요…국내외 'N차 방문' 이끌 것"
2023.05.23 06:41
수정 : 2023.05.23 09:12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국가 경제에서 관광 사업이 반도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고, 그 지역에 사람들이 전부 몰린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역이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은 관광 사업입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관광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엔데믹 전환과 함께 새로 취임한 권신일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는 3년 만에 돌아온 기회를 잡기 위해 분주했다. 지난 두 달, 매일 전국 지자체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관광 활성화 방안을 골몰했다.
◇'순천 옆' 곡성 연계해 새 상품 짜고, 메가 이벤트 대비해 '서울 바깥' 관광 준비
권 대표는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코레일관광개발을 전국에서 유일한 '공공 여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단순히 관광으로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소멸 위기인 지방을 살리고 소상공인들과 상생하는 여행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레일크루즈 해랑 △바다열차 △팔도장터관광열차 △봄꽃 열차 등 다양한 테마관광열차를 지자체 관광지와 연결해 전국 곳곳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중 유일하게 정선·청도·정동진 레일바이크,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같은 테마파크도 운영한다.
권 대표는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 관광 콘텐츠가 많은 데도 포인트를 연결하는 '노드'가 없었다"라며 "꿸 수 있는 구슬이 많다는 점은 강점이니, 인프라를 꼼꼼하게 마련해서 널리 홍보하면 일본처럼 1차, 2차, 3차 'N차' 방문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객 DB 쌓아 맞춤 추천, 플랫폼으로 민간 끌어와"…홍보·수익 모델 고안
그는 최근 전남 곡성군 섬진강 강변을 따라 천문대를 여러 개 조성, 하늘정원을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권 대표는 "곡성과 KTX 한 정거장 거리인 순천엔순천만국제공원을 보러하루에 5만~6만명이 찾아온다"며 "곡성과 순천을 연계한 체류형 상품을 만들면 인근 관광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산에서 '메가 이벤트'가 개최될 것을 대비해 연계 상품 개발도 고심 중이다. 그는 "부산은 엑스포든 올림픽이든 수천만명이 방문하는 메가 이벤트가 개최될 도시로, 그 모멘텀에 맞춰 서울에 한정된 관광 상품을 전국으로 퍼뜨릴 수 있을 것"이라며 "방문객이 인천에서 내려 열차로 부산을 오고 갈 때, 중간에 충청이나 전북을 들러 관광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더하겠다"고 했다.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한 홍보·수익 모델도 꾸준히 고안 중이다. 공공과 민간을 넘나들며 관광·홍보 업무를 해왔던 권 대표의 전문성을 활용해서다. 그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연구위원,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거쳐 에델만코리아 부사장 겸 에델만 EGA 대표를 지냈다.
이용객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DB)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데이터를 활용해 자사 관광 상품을 맞춤형으로 추천하고, 플랫폼에는 타 업체 상품까지 광고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 관광 상품 홍보에 광고 수익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권 대표 설명이다.
그는 "코레일관광개발은 열차 여행 상품이나 테마파크를 직접 운영하면서 다른 공공 기관도 민간 기업도 얻을 수 없는 '진성 정보'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법적, 실무적 안정성을 꼼꼼하게 살펴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정부에서 지원받는 예산 외에도 수익을 낼 수 있어 균형 재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다열차 등 다양한 아이디어 고심…"'N차' 관광 이끌겠다"
노후화로 폐선을 앞둔 바다열차 회생을 위한 방안도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 바다열차는 평일까지 매진일 정도로 인기리에 운영 중이지만, 열차가 낡아 올해 12월 폐선된다. 다시 제작하려면 최소한 150억~200억원이 든다. 기존 무궁화호를 개조한 관광 열차들도 2028년께 운행을 멈춰야 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권 대표는 "바다열차를 새로 제작하기 위해 강릉·삼척·동해·코레일이 20억~50억원씩 각출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지만, 지자체가 당장 수십억원이라는 거액을 마련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역사 이름 보조 이름을 판매하는 것에 착안, 이를테면 '구글 바다열차'처럼 민간에 홍보 기회를 판매하는 방안까지 고려 중"이라고 했다.
코레일관광개발을 우리나라 관광 선도 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권 대표의 목표다. 그는 "지난 3년 코로나로 위축됐던 300만명 관광업 종사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만들겠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돈을 벌고, 내국·외국인을 우리나라 관광에 'N차'로 끌어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신일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프로필
△1970년 출생 △한양대 관광대학원 박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정책연구위원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한양대 국제관광대 겸임교수 △대통령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 기획위원 △에델만코리아 Edelman Global Advisory 대표 △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