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1차부품·배터리 협력사, 美조지아 1년 앞당겨 간다
2023.05.28 19:16
수정 : 2023.05.28 21:31기사원문
현대차그룹이 당초보다 6개월에서 1년을 앞당겨 2024년에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겠다는 방침을 정함에 따라 관련 산업들의 미국 내 생산공장 구축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한국의 북미 지역 전기차 관련 투자액도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차, 부품 협력사 투자 속도 요청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1차 부품사, 배터리, 타이어사 등의 2021~2025년까지 미국과 멕시코 지역에 대한 투자액을 집계한 결과 북미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 및 공급망 투자액은 최소 142억4630만 달러(19조원)로 파악됐다. 현대차는 오는 2024~2025년이 글로벌 전기차 대전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고, 미국 내 첫 전기차 전용공장인 조지아주 공장(연산 30만대)의 완공시점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30종), 도요타(10종) 등 전 세계 완성차 업계는 2025년부터 전기차 신차를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의 1차 승부처가 이 무렵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관련 투자를 속속 확정하는 가운데 동반진출 협력사들의 투자 집행에도 속도를 내줄 것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에 55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과 관련, 지난달 말 SK온과 총 50억 달러의 합작공장 설립 확정에 이어, 지난 26일 LG에너지솔루션과(43억 달러)도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합의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목표인 364만대의 30% 수준인 100만대 이상을 미국에서 판다는 계획이다.
■부품사 투자 러시…추가 투자도 검토
현대차 부품협력사들 역시 조지아주 내 현대차 전기차 공급망 구축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진산업(3억1700만달러), 세원아메리카(3억달러), 에코플라스틱(2억500만달러), 서연이화(7600만달러), 피에이치에이(6700만달러), 한온시스템(4000만달러) 등이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현대차의 1차 협력사인 에코플라스틱은 이르면 내년 3·4분기 미국 조지아주 동부 불록 카운티에 전기차용 범퍼 신공장을 준공한다. 에코플라스틱의 미국 투자액은 대략 2억5000만 달러다. 아진산업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용 차체 공장을 내년 완공한다.
서연이화는 조지아주 서배나에 전기차용 내외장재 부품 신공장을 건설한다. 최근 AP통신은 한온시스템과 7개 공급사들의 미국 투자액이 20억 달러 이상이며, 고용인원이 4800명이 될 것으로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 내에서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관계자는 "다음달 중으로 추가적인 미국 투자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타이어 업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가동중인 테네시주 공장의 증산을 위해 15억7500만달러의 자금을 쏟아 붓기로 했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동남부 지역 8개주 중 신규 공장을 지을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HL만도의 자회사인 HL클레무브는 올해 말부터 멕시코 코아우일라주에서 자율주행 관련 부품에 대한 초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엔 기아 공장이 위치하고 있다.
대미 투자가 속도를 내면서 정책자금 소진도 빨라지고 있다. 이달 23일 기준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첨단산업 분야 중견기업의 북미 지역 생산기지 진출을 지원한 규모는 2억4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지난해 전체 지원규모를 뛰어넘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