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축과 확산, 교차하는 언어…유현경·강건 2인전 '더블 엔디드'

뉴스1       2023.05.30 09:25   수정 : 2023.05.30 09:25기사원문

응축과 확산, 교차하는 언어…유현경·강건 2인전 '더블 엔디드'
강건 비행_I_2023_혼합매체_36x30x15cm (누크갤러리 제공)


응축과 확산, 교차하는 언어…유현경·강건 2인전 '더블 엔디드'
유현경 9월,_설악_장재터_2022_oil_on_canvas_66x52cm (누크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누크갤러리는 오는 6월23일까지 작가 강건과 유현경의 2인전 '더블 엔디드'(Double-ended)를 연다.

전시명은 양 끝이 비슷하거나 앞뒤 구분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는 단어를 차용해, 서로 다른 작업이지만 두 작가의 작업이 결국 개념적으로 하나의 몸처럼 읽힐 수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강건은 프랑스 유학 시절 초기 작업에서 낯선 환경에 놓인 자신을 바늘과 실을 이용해 인물의 형상으로 만들었다.

안과 밖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당시 그의 상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업이었다.

개인의 서사가 담긴 작업은 점차 낯선 모양으로, 때로는 인물에서 동물이나 곤충, 혹은 패턴의 일부가 결합된 형태로 변해갔다.

실을 포함해 천과 양모와 같은 부드러운 재료가 조각과 평면의 피부가 되면서 상반된 개념의 정체성이 끊임없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여전히 양모와 깃털을 사용하면서도 레진과 합성수지에 의해 굳혀진 재료는 본래의 부드러운 속성을 다시 한번 뒤집는다.

유현경은 외부의 에너지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그 순간의 인상과 기억을 놓치지 않고 잡으려는 속도감 있는 붓질로 인물이나 풍경을 그려왔다.


도달하려는 형상이나 느낌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작가의 붓질은 거침없이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그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어쩌면 대상으로부터 받은 순간의 인상이 담긴 화면은 작가가 지금은 알아채지 못한 대상의 먼 미래이기에 채워야 할 시간의 틈이 많기 때문일지 모른다.

2020년부터 독일 베를린으로 이주하면서 외부와 타인의 관계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던 시선이 차츰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음이 최근작에서 감지된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