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투자성향의 3년차 직장인…저축 늘릴까, 학자금부터 갚을까
2023.06.04 05:00
수정 : 2023.06.04 18:38기사원문
32세 A씨 월 수입은 280만원이다. 연간 비정기 수입으로는 620만원이 잡힌다. 월 지출은 200만원이다. 고정비는 보장성 보험료(18만원), 휴대폰비(5만원), 학자금 대출(30만원), 자동차 할부금(23만원), 자동차 보험료(6만원), 기부금(3만원) 등을 포함해 85만원이다. 변동비는 교통비(15만원)와 식비 및 용돈(40만원)을 합친 55만원이다. 저축은 청약(10만원), 적금(50만원) 등 60만원씩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50만~100만원은 자유저축을 하고 있다. 자산은 1530만원이다. 보통예금(250만원), 적금(850만원), 주택청약(430만원) 등이 있다. 부채는 학자금 대출금(1100만원), 자동차 할부잔액(720만원), 신용카드 할부금(180만원) 등 2000만원이다.
A씨의 지난 1년간 수입을 따져보면 280만원, 290만원, 360만원, 440만원 등으로 들쭉날쭉하다. 성과급, 연차수당, 추가 근무수당 등이 달마다 차이나기 때문이다. 지출 역시 210만원, 270만원, 180만원 등으로 편차가 크다. 가족행사, 여행, 모임, 대출상환 등 용처가 다양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 같은 문제는 그저 가계부를 쓰거나 회고·반성 만으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더 구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고,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한다. 수입과 지출 흐름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A씨는 정기적으로 관리할 최소 월급 수준을 정하고, 그 외 기타 수입은 저축할 수 있다. 고정비, 변동비, 비정기 지출금 등으로 구분하고 세부항목으로도 나눠봐야 한다. 이를 통해 월별, 연간 자금흐름이 잡히면 저축계획도 수립할 수 있다.
정기저축을 최대화하는 게 좋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저축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지하면서도 연간 목표금액은 뚜렷하지 않다. 지출·예산 계획이 없는 경우 저축목표 역시 모호해지기 마련이다. "소비 좀 줄여야겠다"와 같은 '마음 속 회계'가 아니라 정확한 금액을 정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 달 50만원이면 1년에 608만원(이자 3% 포함), 5년에 3193만원, 10년에 6767만원"이라며 "자산을 꾸준히 불리기 위해선 매월 정기저축이 기본"이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카드 할부'도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A씨가 120만원을 12개월로 할부결제한 내역이 있는데 스스로 한 달에 10만원이면 부담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이때 적용되는 할부이자는 19.5%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인 데다 매월 청구되는 금액으로 축소해서 생각하면 지출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며 "잦은 할부는 고정비를 늘려 저축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부채상환과 저축 중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까. 조건별로 나눠볼 수 있다. 월 수입에서 대출상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거나 전체 고정비가 40% 이상이라면 전자에 주력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정비에서 고금리 대출이나 할부 비중이 클수록 빚을 줄이는 게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통상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데 이땐 물가 상승, 가계 수입 감소 혹은 목돈이 필요할 때 추가 대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리 고정비용을 낮추는 게 맞다"고 전했다.
반대로 월수입 대비 부채원리금, 총자산 대비 부채 비중이 40% 이하면서 특정한 재무목표가 있다면 저축에 힘을 쏟으면 된다. 물론 1년 이내 비상금을 모아야 하거나 3~5년 내 특별한 재무목표가 있고, 수익성 높은 금융상품을 고려하고 있다면 양자를 동시에 실시할 수도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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