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약대 교수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농도로 희석해 가져온다면 마시겠다"
2023.06.08 04:21
수정 : 2023.06.08 14:36기사원문
7일 과학계에 따르면 박일영 충북대학교 약대 교수는 지난 3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박일영 교수는 "병원의 핵의학과에서 사용되는 방사성의약품의 특성과 인체에 대한 영향을 30년 가까이 '방사성의약품학'이란 과목으로 공부하며 강의해 왔다"라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국민 정서에도 국가 경제에도 도움 되지 않는, 그렇다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도 보이지 않는 이 소모적 논란이 국민의 공포만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교수는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부터 충북대 약대에 재직하고 있다. 이 대학 약대 학장을 지냈으며 대한약학회 방사성의약품학 분과학회장도 맡고 있다.
박 교수는 "오염수를 처리한 뒤 삼중수소를 방류농도인 1ℓ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희석한다면, 이 물 1ℓ를 마시더라도 내가 받는 실효 선량은 0.000027 mSv(밀리시버트)"라며 "이는 바나나 1개를 먹을 때 바나나에 포함된 칼륨-40 등에 의해 받는 실효선량 0.0001 mSv의 약 1/4"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PET 검사를 하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인 불소-18을 DOPA라는 물질에 치환해 넣은 방사성의약품을 정맥 주사할 때 환자가 1회당 받는 실효선량이 9.25~18.5 mSv"라며 "이 실효선량이 환자에게 오히려 암을 유발한다면 어느 의사가 파킨슨 의심환자에게 PET진단을 처방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박 교수는 "전체 후쿠시마 오염수 전체에 포함된 삼중수소량인 780 TBq을 상정하더라도 북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돼 우리나라 근해로 돌아올 때의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 사람은 이미 그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포함된 음식물을 매일 먹고 마시며 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발표대로 ALPS로 기타 핵종들을 제거한 처리수를 1500 Bq/L가 되도록 약 487배의 상수에 희석한 물이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판단된다. 나는 한두 컵 주저 없이 마시겠다"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다만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이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한 물을 마시겠다고 한 바 있지만 국내 학자가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