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근교도시 렌터카로 100배 즐기기(1화)

      2023.06.14 05:00   수정 : 2023.06.1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때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 유행했던 '그돈씨'라는 말이 있다. '그 돈이면 OOO 사겠다'의 줄임말이다. 예를들어 누가 2000만원에 옵션 좋은 경차를 샀다고 하면 "그 돈이면 조금 더 보태서 차라리 준준형 세단을 사겠다"는 식으로 댓글이 달리는 식이다.

그러면 다시 준준형 세단을 사느니 차라리 대형 세단을 사겠다, 그걸 사느니 차라리 독일 삼사의 중고차를 사겠다는 식으로 이어진다.

올해 4월까지 일본을 간 한국인은 200만명을 넘어섰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4배 폭증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35만명 정도다. 한국인 5명이 일본에 갈 때 일본에서는 1명 정도만 우리나라를 찾은 셈이다.

최근 일본 여행이 폭증한 것은 코로나 방역 해제 후 해외 여행 수요의 증가, 최근 뉴스에서 종종 논란이 됐던 지방 여행지의 바가지 요금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다. 특히 하늘길이 막혔을 때 가장 좋은 대안 여행지였던 제주도와 비교해 최근 지속되는 엔저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일본의 매력이 더 커졌기 때문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객들의 마음속에 '그돈씨'가 자리 잡으면서 한때 '노재팬'을 외치던 국내 관광객들이 일본행 러시가 시작된 것이다.


근교도시 렌터카 여행으로 즐겨라

6월 첫주에 총 5박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에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후쿠오카 3박, 온천과 료칸이 유명한 유후인 1박, 만화 '진격의 거인'의 작가의 고향이자 작은 교토로 불리는 소도시 히타에서 1박을 했다. 총평을 하자면 후쿠오카의 3박 보다 근교 도시에서 보낸 2박이 훨씬 더 좋았다. 그리고 가족 여행 특성상 근교 도시로의 이동은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렌터카를 이용했다. 거점을 찍는 대중교통과 비교해 중간 중간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찾아 한 숨 돌리고 즐기는 렌터카 여행의 묘미가 있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면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여행 전의 내가 알았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의미 없는 후회를 하게 된다.

혹시나 후쿠오카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내돈내산'으로 경험한 후쿠오카 & 근교 도시 여행팁을 푼다. 한번 읽어 두고 후쿠오카 여행 전과 여행 중에 떠올리면 도움이 될 것이다. 군대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배워두면 어느 순간 유용할 때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원래 여행팁은 가장 나중에 쓰려고 했지만 독자 입장에서 나무보다는 숲을 먼저 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 순서를 바꿨다.


'이건 알고가자'....후쿠오카, 근교 여행팁

-스마트폰 유심침은 하루 정도 여유있게: 보통 현지에서 스마트폰 데이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로밍, 에그, 유심칩 장착 등이 있다. 필자는 출국 전 공항에서 5일짜리 유심침을 구매했다. 유심침 '5일'은 만으로 가득찬 5일이 아니라 장착한 날 바로 1일이 소진된다. 출국날인 6일째 아침부터 인터넷이 끊겨서 당황했다. 유심침은 하루 정도 여유있게 준비하자.

-110V용 돼지코 필수: 깜박하고 110V용 돼지코(콘센트)를 못 챙겨갔다. 다이소에서 100엔, 돈키호테 기준 500엔 정도에서 판매해 현지에서 구매해 썼다.

-파파고, 구글렌즈 등 번역앱 반드시: 여행 마지막날 렌터카가 주차구역 위반으로 견인되는 바람에 엄청나게 고생했다. 특히 영어로 소통이 안 돼서 일본어로 소통해야 했는데 아주 나중에야 파파고와 같은 앱을 알았다. 파파고 앱은 실시간 통역과 카메라를 통해 일본 글자의 실시간 번역 등이 가능하다. 한국어 메뉴판이 없는 식당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여행전 전체적인 콘셉트(주제) 정하기: 후쿠오카 여행 전에 전체적인 콘셉트를 정하자. 맛집 투어, 쇼핑 투어, 근교 도시 투어, 지하철 1일 패스 투어 등. 예를 들어 '근교 도시 투어'로 잡을 경우 후쿠오카 근교에는 다자이후, 야나가와, 유후인, 벳푸, 히터, 우키하, 아이노시마, 다누시마루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여행 일정과 동선에 따라 옵션 중에 취사 선택할 수 있다.



-맛집은 구글맵에 최대한 많이 체크체크: 맛집에 진심이라면 맛집 위주로만 돌아도 갈 곳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여행과 둘러보기에 초점이 있다면 맛집은 검색과 유튜브 등을 통해 최대한 많이 구글맵에 체크(저장)해 두자. 유동적인 여행 일정 중에 시간 낭비 없이 근처 맛집을 선택해 갈 수 있다.

-후쿠오카의 토요일 밤은 비싸도 너무 비싸: 여행 초반 3일은 한참 앞서 숙소를 예약하고, 나머지 이틀은 후쿠오카 현지에서 당일에 예약했다. 놀라운 것은 평일에는 4만~5만원대 이던 호텔이 토요일에는 20만원대로 가격이 치솟았다. 특히 공항인근 하카타, 텐진 등에서는 하루 만에 같은 호텔의 가격이 4~5배 올랐다. 토요일은 숙박료가 저렴한 근교 도시로 가거나, 미리 숙소를 예약해 요금을 절약하자.

-목적지 휴무일, 영업시간 확인: 당연한 얘기지만 목적지의 휴무일과 영업시간은 반드시 확인하자. 후쿠오카에서 저렴하게 신선한 초밥을 즐길 수 있는 완간시장(하카타 토요이치)에 방문했는데 하필 딱 수요일이 휴무일이라 헛걸음을 해야했다. 또 유후인 지역의 대부분 식당과 가게들은 오후 3시면 문을 닫는다.


-여행 중간 시간 때우기 좋은 맥주 공장 투어: 후쿠오카 도심에는 아사히 맥주 공장이, 근교 도시인 히타에도 아사히 맥주 공장 투어가 가능하다. 맥주 공장에서 맥주의 생산 과정을 투어하고, 바로 만든 생맥주도 맛볼 수 있다. 딱히 할일이 없다면 한 번쯤 둘러보기 좋다. 안전하게 사전 예약하자.

-기념품 한 곳에서 올인은 위험하다: 후쿠오카 필수 코스 중 하나가 기념품 쇼핑이다. 보통 시내에 있는 돈키호테를 가거나 동전 파스 등을 사러 약국 체인인 마츠모토 키요시 등등에 간다. 약국에서 5000엔 이상 구매하면 세금 환급을 해주는데 막상 쇼핑을 하고 보니 돈키호테에서 1+1(50% 할인)인 파스를 보니 속이 쓰렸다. 한 번에 다 사면 그 후에 꼭 더 싼게 보이니 시간이 되면 기념품은 나눠서 사자.

-렌트카 반납시간, 비행기표 시간 조정: 한국 귀국을 오전 9시 비행기로 예매했는데 렌터카 공항지점의 영업시간이 오전 9시부터 시작해 렌터카 반납에 어려움을 겪었다. 비행 시간과 렌터카 지점의 영업 시간 등을 반드시 체크하자.

-ETC, 렌터카 기름 미리 채우기: 근교 도시를 여행한다면 한국의 '하이패스'에 해당하는 ETC(카드)를 장착하면 편리하다. 330엔 정도 카드 대여료를 내고 렌터카 반납시에 한번에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또 시간 등의 이유로 렌터카 반납 시에 기름을 가득 채우지 않으면 체감상 2~3배 높은 연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환전 계획은 철저하게, 동전 관리도 잘하자: 상황에 따라 환전 계획을 잘 세워오자. 거리에 있는 은행 ATM의 경우 국내 카드 사용이 불가했었다. 편의점 ATM 사용시 1번에 220엔(2200원)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다. 또 현금 계산을 하다보면 동전이 넘쳐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자판기 음료를 사먹거나 편의점 등에서 한 번씩 동전을 줄이다. 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 타기 전 게이트 근처 편의점이 동전을 다 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숙박세 당황하지 말자: 일본에서는 몇년 전부터 호텔 숙박료와 별도로 숙박세를 받고 있다. 후쿠오카의 경우 일정 금액 이하의 호텔은 1명당 2000원, 일정 금액 이상의 호텔은 1명당 5000원의 숙박세를 받고 있다.

-후쿠오카 시내 주차는 유료라고 생각하자: 후쿠오카 호텔의 경우 주차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호텔의 경우 자체적으로 유료 주차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호텔에 주차장이 없을 경우 주차비를 아끼지 말고 유로 주차장에 주차하자. 불법 주차 후에 견인이라도 될 경우 주차비의 수십배에 달하는 비용이 들 수도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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