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실어 나를 배 구해요"… K조선 수주 또 물들어온다

      2023.07.04 18:10   수정 : 2023.07.04 18:10기사원문
최근 동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수출량이 늘어나면서 자동차운반선(PCTC)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자동차 운반선 수주시장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자동차 수출 증가에 신조선 발주 속도

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운반선 발주는 지난해부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현재까지 총 37척이 발주됐는데 이는 지난 2021년 연간 수주량인 38척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운반선 역시 총 90척, 56만CEU 규모가 발주돼 전년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중동 선사로부터 자동차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 총 7500대를 운반할 수 있는 크기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추진 엔진이 탑재될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운반선 발주가 급증한 배경에는 극동발 자동차 수출량 증가가 있다. 특히 세계 3위의 자동차 수출국인 중국은 올해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8%가 증가한 총 107만대를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역시 자동차 수출이 늘어 올해 1·4분기 기준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43.7% 증가한 171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팬데믹 기간 동안 신조선 발주가 뜸했던 것도 영향을 줬다. 선주들이 자동차 수출 위축을 우려해 발주를 줄인 가운데, 환경 규제 강화로 탄소 배출이 많은 노후 선박 폐선이 이뤄지며 운항되는 자동차운반선 수가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팬데믹 이전 전세계 자동차운반선 수는 770척 가량이었지만 현재 약 750척 수준으로 감소했다.

■기술력 앞세운 韓조선 "점유율 높여갈 것"

국내 조선업계는 향후 자동차운반선 시장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선에 운반할 수도 있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량은 자동차운반선에 운송해야 한다는 점도 향후 자동차운반선 발주량 증가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올해 대부분의 물량은 낮은 임금과 저렴한 원자재 가격을 앞세워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 조선사들이 가져간 상황이다.
자동차운반선은 상선 분야에서 비교적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선박으로 국내 조선사들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전기차의 경우 화재에 취약하다는 특성을 고려해 운반선 내의 온도와 습도 조절 기능, 운송 중 배터리 소모를 방지하는 설비 등이 필요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자동차운반선 분야에서 중국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낮은 임금과 저렴한 원자재 가격을 앞세워 저가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 PCTC 발주 또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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