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시아, NCG 첫 회의에 보란듯이 동해에서 연합훈련
2023.07.18 17:05
수정 : 2023.07.18 17: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미국이 서울에서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를 시작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해군 함정들이 동해로 들어가 연합훈련을 개시했다. 중국 측은 예정된 정기 훈련이라고 주장했지만 해외 전문가들은 최근 밀착한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 및 일본에게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발표에서 태평양함대 소속 함정들이 중국·러시아 해군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북부·연합(北部·聯合)-2023’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기지를 떠났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6800t급 아드미랄 트리부츠와 아드미랄 판텔레예프를 포함한 2척의 대잠 구축함과 초계함 그레먀쉬 등을 파견하며, 태평양함대의 발레리 카자코프 해군 소장이 이들을 지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매체들도 17일 보도에서 해당 훈련이 동해에서 이달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며 지난 15일에 중국 북부전구 소속 함대가 산둥성 칭다오에서 출항했다고 전했다. 훈련에 참가하는 함대는 유도 미사일 구축함 치치하얼과 구이양, 유도 미사일을 장착한 호위함 짜오좡과 리자오, 4대의 헬기를 탑재한 종합 보급함 타이후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방위성의 통합막료감부는 18일 발표에서 5척으로 구성된 중국 함대가 17일 오전 1시에 쓰시마섬을 지나 북동쪽으로 향하면서 대한해협을 통과, 동해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15일 발표에서 동해 중부에서 진행하는 이번 훈련이 연례 전략훈련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중국 북부전구가 이번 연합훈련을 주도한다며 해상 전략통로의 안전 유지가 초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의 수장인 사카이 료 해상막료장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군사력 과시와 일본에 대한 시위 행동으로도 생각된다"며 "훈련 병력과 내용을 주시하면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8일 보도에서 이번 훈련이 단순한 연례 훈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국과 밀착하고 있으며 양국의 합동 군사 훈련 횟수는 지난해 6회로 2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양측은 동중국해나 대만 등 분쟁 지역에서도 합동 비행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달에는 러시아 호위함들이 대만해협 및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통과하기도 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에서 중국과 러시아 관계를 연구하는 알렉산드르 코롤료프는 FT를 통해 “전술적으로 이번 훈련은 예정된 것이 맞지만 정치적으로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핵무기 운용 정보를 공유하고 기획과 작전을 함께 논의하는 NCG를 출범하기로 약속했으며 18일 서울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 FT는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적 협력으로 타국에 힘을 과시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북방열도 영유권 문제로 러시아와 다투고 있는 일본의 한 정부 관계자는 FT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언급했다. 그는 침공 이후 중국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해야 한다는 환상이 깨졌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연합훈련에 대해 “일본이 양면전선을 상대해야 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