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이등병’ 앞날은?...태영호 “‘지옥의 불시착’ 시작될 것”
2023.07.20 05:57
수정 : 2023.07.20 10:36기사원문
18일 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Travis King·23)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런던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출신으로 북한문제에 정통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해당 장병의 앞날에 관해 ‘지옥의 불시착’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주한 미군 장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 중 월북했다고 한다”며 “본인이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태 의원은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가도 며칠이면 지나친 통제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월북 미군 장병이라면 첫날부터 구금 생활이 시작되어 미칠 지경일 것”이라며 “문제는 그가 후회하고 돌려보내 달라고 해도 그의 의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평양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하던 스웨덴 대사관도 코로나 때문에 임시 폐쇄된 상태”라며 “그의 의사를 확인하려면 중국, 러시아, 베트남. 쿠바 등 공산권 국가 아니면 이란이나 시리아 같은 반미적인 나라 대사관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태 의원은 “북한으로서도 이번 월북 사건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리고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방한한 날에 일어나 미군의 체면을 구길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설사 월북 미군 장병이 돌려보내 달라고 북한에 요구해도 돌려 보내줄지가 미지수이다. 지금까지 북중 국경을 통해 밀입북한 미국인들은 돌려보낸 예가 있으나 자진 월북 미군은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서 적군에 자진 투항한 사건이어서 돌려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태 의원은 “그러나 지금까지 월북 미군 장병들의 사례를 보면 월북 미군 장병의 존재는 북한에도 장기적으로 가성비가 낮아 골칫덩어리일 수밖에 없다”며 “월북 미군 장병이 생기면 그 한 사람을 위해 전문 경호 및 감시팀이 꾸려지고 통역관을 배치해야 하며 전용 차량과 기사, 그가 머물 숙소 등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이어 “그에게서 일부 군사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직급이 낮아 큰 정보는 없을 것 같다. 만일 그를 북한에 남겨 두기로 결정한다면 그를 북한체제에 적응시키기 위한 세뇌 교육이 필요해서 전문 교사팀과 교육 커리큘럼도 짜야 한다”며 “물론 일정한 직업도 고려해야 한다. 월북 미군 장병인 경우 영어교사로 활용할 수 있으나 문제는 그가 북한 사람들에게 아무 말이나 막 할 수 있어 사전 세뇌작업이 상당히 오랜 기간 필요하고 그가 오히려 그런 세뇌 교육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태 의원은 “최근 북한이 한미의 대북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그의 인권을 위해 미국은 송환 협상을 벌여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평양에 있는 외국 대사관을 통해 그에 대한 영사접근도 시도해야 한다. 그의 가족들도 그의 송환 운동을 벌여야 하며 본인도 처벌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