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폭침 원흉' 北김영철 복귀..내년 총선판 뒤흔들려는 사이버도발 예고편?
2023.07.25 06:00
수정 : 2023.07.25 07:50기사원문
국가정보원은 24일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북한을 위시한 적대 국가들의 대남 사이버 공격과 공작 활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정원은 북한 사이버 공작의 핵심 역할을 했던 김영철 전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가 최근 통일전선부 고문 직책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에 복귀한 점에 주목하면서 그가 이끄는 대규모 사이버 도발이 우리 사회를 혼란케 만들 가능성을 우려했다.
■우주발사체 실패 만회, 사이버전력을 동원한 정치적 교란 시도 가능성 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
특히 민주주의 작동의 가장 기초적인 플랫폼인 선거가 외부행위자에 의해서 교란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에 부정적인 것을 넘어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에도 심대한 타격을 입게된다는 우려와 함께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북중러 사이버 공격 하루 평균 137만 건, 최근 북한 공급망 S/W 공격 2배 이상 증가
국정원은 올해 상반기 공공 부문에서 국가 배후 및 국제해킹 조직의 사이버 공격을 하루 평균 약 137만 건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약 118만 건 대비 약 15% 증가한 수치다. 전체 공격 시도 10건 중 7건은 북한 소행으로 나타났으며, 중국 연계 해커조직(4%)과 러시아 연계 해커조직(2%)이 뒤를 이었다.
특히 북한의 공급망 S/W 공격이 직전 반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이메일 절취를 위한 해킹 수법이 정교화하고 있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해킹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북한은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똑같이 위조한 피싱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으며, 사전에 절취한 이메일 계정정보로 국내 한 정보기술(IT) 기업의 클라우드에 저장된 카드번호, CVC, 카드 비밀번호 등 신용카드 정보 1000여건을 탈취했다.
대화형 AI(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해킹 접근성이 쉬워지고 다크웹 상 해킹 도구 거래도 보편화하고 있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금전 이득·개인 정보 절취 목적의 해킹 범죄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말부터는 이니세이프, 매직라인 등 국내 보안기업들이 만든 인증 설루션 소프트웨어를 공격해 국내 개인용 컴퓨터(PC) 1000만대 이상을 일시에 장악하려는 시도도 했다.
국제 및 국가 배후 해킹 조직의 국가 기반 시설 및 전산망 대상 사이버 공격, 의료·교통 등 국민 안전을 볼모로 한 랜섬웨어 공격도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국정원은 예상했다.
■북 김영철 사이버 공격 주도 인물...중국, 러시아도 한국 총선 개입, 첨단 기술 절취 가능성
백종욱 국정원 3차장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가사이버안보협력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우리 총선 및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의식이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사이버상 영향력 공작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영철은 사이버 공격 등을 주도한 인물로 내부 결속 및 국면 전환을 위해 'S/W(소프트웨어) 공급망 공격' 등 대규모 사이버 도발로 사회 혼란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백 차장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도 필요에 따라 총선에 개입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정찰 위성 개발 등 우주·방산 분야 정보 수집을 위한 주요국을 대상으로 첨단 기술 절취"에 몰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정원은 총선 선거관리 시스템 보안을 위해 지난 17일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스템을 처음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차장은 "선거가 조작됐다, 안 됐다, 이런 시빗거리도 없애고 시스템 안전성을 확인해야겠다는 측면"이라며 "그렇게 해본 적이 없으니 그 부분을 점검하고 나면 제삼자 입장에서 시스템 안전성이 어떻다 하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감 느낀 북한, 내년 총선 영향 미치려할 개연성 높아 상쇄 대응책 마련해야"
이와 관련,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자에게 "북한은 한국정부의 통제력과 위상을 낮추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으로 그 효과가 높다고 판단하고, 내년 총선결과를 다시 한국에 대한 레버리지를 높일 절호의 기회로 삼을 개연성이 높아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북한은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업그레이된 한미동맹과 과거에는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것을 목도하고 있는 만큼 위기감을 느낀 북한은 핵 프로그램의 전략적, 작전적 효과가 감소하고 협상력도 약화하는 현실에 직면해 한국사회를 교란하고 불안 조성에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이어 "사실 이러한 목표를 두고 추진될 수 있는 북한의 회색지대전략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진단이 더 적실성이 있다"며 "이미 여건조성전이 시작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사이버전, 심리전, 여론전을 상쇄시킬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원은 미국·독일·영국·일본 정보기관 등 동맹국·민간 분야와 협력해 사이버 위협에 공세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유관 기관과 AI보안 관제 확대 보급 및 선거 보안 강화 등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