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도와주세요!” 급류 휩쓸린 초등생, 산책하던 소방관이 구했다
2023.07.25 07:50
수정 : 2023.07.25 11:12기사원문
24일 강원 영월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낮 12시 30분께 제천시 장평천에서 친구 4명과 물놀이하던 A군(10)이 갑자기 급류에 휩쓸렸다.
당시 A군은 수심 0.7m가량의 얕은 물에서 놀던 중 수심 2m 이상 되는 하천 중심부로 떠내려간 긴박한 상황이었다.
이때 때마침 산책로에서 운동 중이던 영월소방서 소속 엄주환(47) 소방위는 A군이 급류에 휩쓸려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물에 빠진 A군을 보고 자신의 7살 짜리 아들의 모습을 떠올린 엄 소방위는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엄 소방위는 “생각보다 수심이 깊었다. 저도 발이 땅에 안 닿아서 당황했다”며 “놀란 아이가 절 끌어안으면서 제 몸을 누르니까 제 머리도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그야말로 위급하고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떠올렸다.
이때 엄 소방위는 기지를 발휘했다. 자신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 상황에 놀란 아이가 자신을 끌어안으면서 누르면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 판단하고, A군과 어느정도 거리를 확보한 뒤 물가로 조금씩 아이를 민 것이다.
그러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A군을 물 밖으로 끌어 올리는데 힘을 보태 A군은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A군과 A군 보호자는 엄 소방위에게 연신 “고맙다”고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엄 소방위는 “산책 도중 얕은 물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다가 발길을 돌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이 1명이 물에 빠져 있더라”며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남 일 같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장마철에는 모래가 떠내려오는 등 지형이 일정하지 않아 평소 수심이 얕은 곳도 갑작스레 깊어질 수 있어 들어가지 않는 게 좋다”며 “만약 들어가게 되더라도 꼭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