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잔고 수십억원" 인증한 인플루언서, 160억 사기로 '중형'
2023.07.28 10:47
수정 : 2023.07.28 12:58기사원문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슬비(37·여)의 상고심에서 징역 8년에 추징금 31억6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슬비는 2015년 3월부터 인스타그램에 수십억원의 주식잔고증명서와 주식수익인증, 명품시계와 고급 스포츠카 등을 구입했다는 사진 등을 올리며 주식 고수인 것처럼 투자능력을 과시했다.
이슬비는 이러한 방법으로 대중 사이에서 주식 인줌마(인스타 아줌마), 주식 여신, 스캘핑(단타) 고수 등으로 불렸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2만6000명에 이를 만큼 인지도도 높았다.
그러나 이슬비는 당시 주식 및 선물거래로 42억원의 손실을 입어 신용카드 대금과 아파트 관리비, 은행 대출금의 이자도 납부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슬비는 자신을 '주식 고수'라고 믿는 피해자들에게 "돈을 맡기면 월 7~10%의 수익을 고정 지급하고 원금은 언제든 원할 때 돌려주겠다"라고 속여 44명으로부터 약 160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식 투자 능력이 뛰어난 것처럼 허위 자료를 만들어 피해자들을 속였다"라면서 "거액의 손실을 입어 피해자들에게 투자수익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이를 숨기고 신규 투자자를 모집하는 등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불량하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다수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