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더딘 건설경기…주택 공급대란 경고등
2023.08.15 18:40
수정 : 2023.08.15 19:11기사원문
15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국내총생산(GDP) 건설부문은 앞으로 부진이 예견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모두 건설 수주와 허가면적 감소가 향후 투자 증가세를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투자를 보여주는 건설 수주는 올 6월 전년동월 대비 무려 42.7% 줄었다. 지난해 수주회복기의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감소세가 가파르다. 주택 인허가는 지난 5월 전년동월 대비 29.1% 줄었지만 6월은 -37.5%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주택 착공도 같은 기간 각각 -66.0%, -62.4%였다.
현재 상황을 가리키는 건설기성(불변)은 8.9%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했다. 오히려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토목부문(-8.0%)을 중심으로 2.5%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건설업 고용은 3만8000여명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업 일자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감소했다. 그나마 증가를 보였던 건설수주의 편익을 공사비 상승 등 외부여건이 흡수한 가운데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투자 감소까지 겹쳤다. 수요와 투자가 모두 감소하며 건설업 자체가 축소 분위기를 맞는 모습이다.
거시적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미국에서는 공급대란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드러났다. 기존 주택판매와 주택착공건수가 각각 3.3%, 12.1% 줄며 공급부족 효과를 보이자 기존 주택가격은 3.5% 상승했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과 2022년 10만호에 가까웠던 아파트 분양물량이 4만호까지 추락, 신규 주택 공급이 이미 부족한 지경에 이르렀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도 건설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미국 금리는 재차 0.25%p가 올라 22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0%에 이르렀다. 반면 4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우리나라로서는 인상 압박이 거세진 셈이다.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서울 등 일부 지역은 추가 개발이 어렵고, 착공 이후 신규 공급까지도 시간이 소요돼 공급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부동산 PF, 서울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등 정부 주도로 해결할 수 있는 요인을 손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역시 벌써부터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감에 반응하고 있다. 3.5%에 이르는 고금리에도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7조원가량 늘었다. 2020년 2월 7조8000억원 증가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회복에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