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감독 "중고거래 피해자 많아…왜 아무도 안 만들었지 싶더라" ①
2023.08.24 07:01
수정 : 2023.08.24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박희곤 감독이 '명당'(2018)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 등을 연출한 박 감독의 이번 영화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 영화로, 실화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박 감독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JTBC '뉴스룸'에서 다룬 중고거래 앱을 통한 범죄 사건을 보고 시나리오를 작업했다고.
영화는 평범한 직장인 수현(신혜선 분)이 이사 후 세탁기를 중고거래로 구매하지만, 고장 난 세탁기를 받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박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타겟' 개봉을 앞두고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5년 만에 신작이다. 최근 진행한 시사회를 마친 소감은.
▶이전과는 다른 감정이 섞였다. 코로나 때 한국 영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여러 가지 환경도 바뀌다 보니 감독님들과 제작자분들이 노력하는 거에 비해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더라. 그런 와중에 개봉을 하다 보니까, 큰 영향은 아니더라도 이 영화가 상승세를 위한 계단 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 생각이 든다. 내려가는 계단이 되어서는 안 될 텐데 하는 생각이다. 개봉이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중고거래를 통한 범죄물인데,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나.
▶범죄물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뉴스룸'을 보고, 실제 사례들을 찾아 보니 이미 이전부터 이와 관련된 사건들이 많이 있었더라. 최근 7~8년 동안의 이야기들이 쌓여있었다. 이걸 왜 아무도 영화로 안 만들었지 싶었다. 우리나라는 보통 직접 대면해서 거래를 하지 않나. 그래서 이 범죄자들은 잘 악용한 거고, 중고거래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방법이 있었으면 그걸 악용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범죄자들은 자기 범죄에 자가당착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자기들은 사기를 당할 수 없다는, '네가 감히 날 건드려'라는 태도였다. 그런 포인트를 보고 작업을 했다. 그리고 우리한테 친숙한 중고거래라는 소재를 빌려서 범죄자들의 범죄 행위와 피해자의 대응, 피해자의 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를 위해 직접 중고거래도 해봤나.
▶작품을 준비할 때는 눈으로 보기만 하고, 연출을 하기 위해선 실제로 현장을 봐야 하니까 중고거래를 해봤다. 한 번은 중고거래를 하는데 특이한 게 구매자가 '우린 정이라는 게 있잖아요?'라고 하더라.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는 게 쇼크로 다가왔다. 이런 부분을 이용해서 범인이 이용하겠구나 싶더라. 그리고 상대방이 예측이 안 되지 않나. 여성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남성이 오거나, 학생일 줄 알았는데 성인이 나오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뭔가를 놓치고 살아가고 있구나 싶었고, 직접 중고거래를 하면서 그 부분을 확인하게 됐다.
-영화를 통해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었나.
▶그 의도가 없진 않았지만 직접적으로 영화에 넣고 싶진 않았다. 감독이 개입하지 않는 게 낫겠더라. 따로 내가 해석하는 것보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이거라는 것을 전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중 중고거래 마니아인 지인에게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더라. 지인이 중고거래를 많이 하다 보니 혼자 사는 데도 아무 생각 없이 집에 와서 물건을 직접 보여주고 팔았다고 얘기했는데 이게 우리 영화의 첫 신이 됐다. 지인이 시나리오를 보고 며칠간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