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은 남의 이야기였는데'..삼성전자-현대차, 파업권 확보..여기저기 임단협 파열음

      2023.08.29 16:14   수정 : 2023.08.29 1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진행 중인 가운데 교섭이 장기화되거나 결렬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정유 등 특정 업종을 가리지 않고 제조업 전반에서 노사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교섭 장기화나 노사 분쟁으로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는 기업들과 임단협 조기 타결로 생산성에 집중하는 기업들 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 포스코, 삼성전자, 임단협 '결렬'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최근 올해 임단협 교섭 관련 쟁의권(파업권)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 25일 현대차 노조가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역대 최대 찬성률(재적 대비 88.93%, 투표자 대비 91.76%)을 기록했고, 28일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서다. 조합원이 파업에 찬성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하면 노조는 파업 권한이 생긴다. 현대차 노조는 30일 중앙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향후 파업과 관련된 계획을 조합원과 공유할 계획이다.

포스코 노조도 지난 23일 창립 후 처음으로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노조에 교섭결렬 철회 및 교섭 복귀를 요청한 상태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 전국삼성전자 노조와의 갈등으로 아직까지 임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10여년만에 불황에서 탈출한 조선업계는 파업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임협에 난항을 겪으며 오는 31일 부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22일 기본급 12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지급, 격려금 3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고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쳤으나 반대 68.78%로 부결됐다.

정유·항공업계는 협상 지지부진
경영부진에 빠진 정유업계도 임금인상을 놓고 노사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GS칼텍스 노사는 이날 임협 본교섭을 진행했다. 현재 노조 측은 총액 기준 6%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사측 제시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이 총액 기준 5.1%를 인상한 만큼 비슷한 수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월 일찌감치 임협을 끝냈고, 이달 중순에는 단협까지 타결했다.

에쓰오일은 오는 31일 8차 임협을 진행한다. 현재 회사가 동종사 수준 임금 인상안을 제시한 상황이라 노조는 임금보다 복지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 노조 측도 현재 사측과 임협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노조원들은 동종사 수준(총액 기준 5.1%) 임협에 합의했다.

항공업계도 임협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까지 사측과 11차 임협을 진행했지만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 의견차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쟁의 활동 계획은 없는 상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이달 초 조종사노조와 잠정합의안을 도출, 최종 합의했다.

교섭 길어지면 생산 차질 불가피
반면 임단협 조기 타결 기업들도 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23일 임단협에 합의하며 14년 연속 무분규 협상에 성공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지난달 25일과 여름 휴가 전 임단협을 조기 타결했다.

전문가들은 노사 줄다리기 협상이 지속될수록 추후 기업 경영활동에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조사팀장은 “아무래도 (노사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다면 생산 차질이 초래될 수 있다”며 “경영에 불이익 미칠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대차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홍요은 최종근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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