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목 조르는 것 재미” 과자 훔친 20대, 뒤쫓아 온 업주 때려

      2023.09.03 09:44   수정 : 2023.09.03 09:48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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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무인점포에서 젤리 등 과자를 훔쳐 달아나던 20대가 뒤쫓아 온 업주에게 “계산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듣고 마구 때린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강도상해와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27)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16일 오전 9시25분쯤 강원 원주시의 한 무인점포에서 3500원 상당의 젤리와 과자를 훔치다 업주 B씨(32·여)에게 발각되자 달아났다.



이후 377m 가량을 뒤따로온 B씨로부터 “계산만 하면 된다, 계속 이러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은 A씨는 B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단순 절도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 한순간에 강도상해죄로 뒤바뀐 것이다.


당시 A씨는 B씨의 아이가 타고 있던 유모차 가림막을 뜯어내 훼손하고, 손으로 B씨의 목을 조르고 계속해 B씨가 바닥에 쓰러지자 얼굴 등을 걷어차는 등 약 20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했다.

A씨는 이날 범행 이전에도 또다른 무인점포 2곳에서 500원·1700원 상당의 젤리 등 과자를 훔친 절도 혐의도 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고인은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범행을 반복해 저질렀고, 강도상해 범행 중 피해자의 목을 강하게 조르기도 하는 등 주변에 목격자들이 없었다면 자칫 더욱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것이 재미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범행에 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에 상응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2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항소심에서 원심과 양형판단을 달리할 정도로 의미있는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다”고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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