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인턴' 라미란 "대학 동기 이종혁과 부부 호흡…CC인줄" ②
2023.09.06 08:01
수정 : 2023.09.06 08: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라미란이 '잔혹한 인턴'에서 실제 대학교 동기인 이종혁과 부부로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극본 박연경/연출 한상재)은 7년 공백을 깨고 인턴(실습사원)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오피스 휴먼 코미디 드라마로 지난달 11일 처음 공개됐다. 총 12부작이며 매주 금요일 2회씩 공개하고 있다.
라미란은 극 중에서 7년 만에 회사 마켓하우스 인턴으로 돌아온 고해라 역을 맡았다. 그는 과거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오직 성과만 생각하는 상품기획팀 과장이었으나, 가정이 생긴 후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인간적이게 변한 인물이다. 7년 후 복귀한 회사에서 냉혈한이던 자신과 척을 진 과거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을 만나 180도 달라진 입장에서 또 다시 갈등을 겪는다.
라미란은 가정과 일에서 갈등하는 '워킹맘' 고해라를 현실적으로 표현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자신의 승진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워킹맘을 보고 차갑게 지나치지 못한다. 라미란은 고해라의 모습을 유쾌하고 생생하게 표현해 이 시대 모든 워킹맘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연극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라미란은 지난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로 강렬하게 스크린에 데뷔한 뒤 다양한 작품에서 단역, 조연을 거치다 영화 '걸캅스'로 첫 주연을 맡았다. 이후 '정직한 후보'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으며 주연 배우로 발돋움 했고 해당 작품으로 제 41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드라마 '나쁜 엄마' '잔혹한 인턴' 등으로 시청자들과 조우했다.
라미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N인터뷰】①에 이어>
-극 중 후배가 더 큰 역할을 할 때가 있다. '잔혹한 인턴'에도 비슷한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때 감정이입이 됐는지.
▶그것은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7년 쉬는 동안 최지원은 열심히 일해서 이 자리에 온거다. 저도 처음 매체로 왔을 때 이미 30살이었는데 어린 친구들의 서브, 단역을 하기도 했다. 다른 사람이 맡은 역할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각자 자기 자리가 있다. 지금 해야할 몫이 많아진 것이지, 언제든지 유연하게 바뀔 수 있는 부분이다.
-극 중에서 남편으로 등장하는 이종혁 배우와는 같은 서울예대 연극과 동기인데, 연기 하면서 어땠나.
▶이종혁씨가 남편이자 동기다. 누가보면 CC(Campus Couple, 캠퍼스 커플)인줄 알 것 같다.(웃음) 같은 동기로 이필모, 김민교, 김수로 오빠 등이 있다. 동기끼리 부부 역할은 못할 짓이다. 그래도 대본에 민망한 신이나, 사랑하거나 때려 부수는 신은 없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재밌었다. 종혁이가 또 자상한 스타일이 아니고 툴툴 거리고 츤데레 같은 느낌이다. 투덜대는데 할 것은 다 한다. 같이 연기를 해본 적은 처음이었다.
-'잔혹한 인턴'을 하게 된 것은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을 함께 한 한상재 PD와 인연 때문인가.
▶저도 '막돼먹은 영애씨'의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저라는 배우를 많이 알아봐주신 작품이었다. 한상재 감독님이 이번 작품 준비한다고 했을 때 초고 준비 때부터 만나서 이야기했다. 안 할 수가 없었다.
-1, 2년 전만 해도 여성 경력 단절 등의 작품 쏟아지며 많은 인기를 끌었는데 '잔혹한 인턴'은 공개 시점이 많이 늦어진 것 같다. 아쉽지는 않았나.
▶'잔혹한 인턴'을 '나쁜 엄마'인 재작년에 찍어서 금방 오픈할 줄 알았는데 여차저차해서 이렇게 됐다. 저희도 아쉬운 점은 있집만, 경력 단절은 없어진 이야기가 아니고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패션 브랜드를 론칭했다고.
▶소소하게 만든 것이다. 몇 년 더 해봐야 브랜드가 될지 굿즈로 남을지 알 수 있다. 그냥 편하게 할 수 있는 거였으면 좋겠다. 저에게 맞는 (옷)사이즈가 없어서 만들었다.(웃음)
-2021년 제41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는데, 배우로서 달라진 점이 있나.
▶'이게 무슨 일이지?' 생각했다. 정말 생각지도 않았다. 청룡영화상은 정말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상받고 나서는 일이 잘 안들어올까봐 걱정했다. 아무거나 빨리 잡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아카데미나 칸에 가서 상을 받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입방아에 오르내릴 뿐이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본인을 배우 염혜란이 롤모델로 꼽았다. 소감은.
▶롤모델이라고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다 치고 올라와서 제 바운더리를 뺐겼다.(웃음) 더 이상 도망갈 때도 없고 제가 서포트 해야한다. 염혜란 배우는 '걸캅스' 때 처음 봤다. 그때 '제2의 라미란을 꿈꾸는'이라고 자기 소개를 하더라. 몇 년 안에 금방 올라온다고 생각했다. 이정은 언니도 '몇 년 지나봐, 다 언니가 씹어먹을거야'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웃음)
-'잔혹한 인턴' 제작발표회에서 시청자 면접을 잘 보겠다고 했는데, 어떤 것 같나.
▶'너무 내 이야기 같아서 공감됐다'라는 댓글을 봤는데 그게 더 슬펐다. 이 이야기에 공감이 되면 더 슬픈 것 아닌가. 이 작품이 재미를 떠나서 그런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됐으면 한다. 시청자 면접은 잘 봤는지 모르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