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음악산업의 게임체인저"...콘진원 뮤콘 2023
2023.09.07 13:54
수정 : 2023.09.07 13: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음악시장에서) 데이터란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도움을 줍니다."(차트메트릭의 채즈 젠킨스 최고사업책임자)
"팬 기반 데이터 마케팅. 우리 음악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됐죠"(GMM뮤직의 파위트 치트라곤 대표)
글로벌 음악산업에서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유일의 글로벌 뮤직 마켓인 뮤콘이 지난 5일 개막한 가운데, 글로벌 음악·엔터산업의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오픈 세션과 워크숍이 오늘(7일)까지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다.
지난 5일에는 ‘글로벌 음악시장 안, 성공하는 빅데이터 활용전략’(오픈세션)과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노하우’ 위크숍이 진행됐다.
음악과 만난 빅데이터 처리 기술 "데이터로 소속 가수의 현재와 미래를 파악한다"
이날 오픈세션에는 차트메트릭의 조성문 대표와 BTS·존 레전드의 마케팅을 담당한 스포티파이 마케팅 관리자 소이 킴, 영국음반산업협회(BPI)의 레온 데빌 인사이트 디렉터가 참석했다.
차트매트릭은 지난 2015년 설립된 음악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스타트업으로, 음악이 서비스되는 거의 모든 플랫폼의 데이터를 아우른다. 미국의 빌보드뿐 아니라 한국 멜론의 차트부터 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과 같은 SNS 플랫폼의 팔로워수 증감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데이터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게임빌 창립 멤버 출신인 조성문 대표는 “과거에는 매니저나 음반사 인턴이 수동으로 직접 유튜브와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에 일일히 들어가 아티스트별 검색을 통해 소속 가수의 인기 지표 등을 확인했다”며 “차트매트릭은 이러한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출발했는데, 지금은 스포티파이에 노래 한곡 올린 아티스트와 관련된 데이터까지 다 확인가능하다”고 자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러니까 음악에 인공지능을 통한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접목하면서 이젠 인간의 감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특정 아티스트의 인기 흐름을 파악할뿐 아니라 미래 예측도 가능해진 것이다. 요즘 어떤 가수가 뜨고 그 인기가 언제부터 시작됐으며 얼마나 지속될지 반대로 어떤 가수의 인기가 언제부터 시들한지 등을 한눈에 파악할수 있다.
조대표는 “(신인발굴에 나선 경우) 이 가수가 지난 3개월간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것이 자연적 성장인지 데이터를 보면서 확인 가능하다. 이 가수와 계약할지 말지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데이터과학을 통해 해결가능하다”고 답했다. 조대표는 “일례로 인스타그램 구독자수는 급격히 늘었는데, 위키피디아나 스포티파이 데이터엔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조작이라고 의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위키피디아를 중요하게 보는데, 특정 가수의 SNS 지표가 단기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는데, 아무도 위키피디아 검색을 안했다면 그것은 가짜일 확률이 높다”라고 부연했다.
스포티파이의 소이킴 마케터는 자사의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potify for Artists)'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아티스트는 자신의 노래를 누가 듣는지 청객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슈퍼 리스너부터 라이트 리스너까지 분포도를 알수 있고, 또 이 노래가 어떤 국가와 도시에서 주로 소비되는지도 알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콘서트 투어를 기획하는 등 효율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며 이점을 설명했다.
■ "음악 관련 데이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데이터로 효율적 비즈니스 가능"
채즈 젠킨스 차트메트릭 최고사업책임자는 "SNS가 일상화되기 전에는 CD를 사거나 콘서트 티켓을 사거나 1인당 음악 관련 데이터가 2개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스포티파이만 이용하는 리스너는 없다. 유튜브도 보고 SNS의 좋아요를 누르거나 틱톡에 동영상을 올리는 등 한 사람이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 콘텐츠를 즐긴다. 1인당 데이터 갯수가 몇배 이상 늘어났는데, 차트메트릭은 이렇게 여러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를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음악시장 역시 확대됐다"며 "20년전 만해도 글로벌 음반사가 대략 45개국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면 지금은 200개국으로 확대됐다. 전세계 청취자는 24시간 내내 음악을 들으며 다양한 데이터를 생산한다"고 부연했다.
차트메트릭은 유니버설·소니·워너 뮤직 같은 레거시 음반사를 비롯해 애플·구글 같은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젠킨스 최고사업책임자는 "음악업계에서는 차트메트릭을 마케팅 목적으로 이용하고, 글로벌 관객을 분석·개발하고 또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하는데 활용한다"며 달라진 음악산업 환경을 설명했다.
태국의 미디어기업인 GMM뮤직의 파위트 치트라곤 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효과적인 사업을 전개 중이라며 성공 사례를 발표했다. 150여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돼있는 이 회사는 5만여개의 IP를 보유 중이며 8년 전부터 빅데이터 활용해 태국의 음악산업을 키워왔다.
치트라곤 대표는 "가수의 팬덤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규모를 예측한다"며 "내일 당장 한 인기 그룹이 콘서트를 할 경우 유료 관객이 얼마나 될지 지난 5년간의 팬 데이터를 분석해 1만3200명이라는 구체적 숫자를 도출한다. 이러한 예측의 정확도는 9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가수의 팬이 다른 어떤 가수와 겹치는지 파익하여 협업을 추진한다. 가수뿐 아니라 어떤 헬스· 뷰티 브랜드와 접점이 있는지도 파악가능하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에 스폰서 제안을 하는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뮤직페스티벌과 같은 공연사업에서도 IT기술을 적용했다. 그는 “IT회사와 함께 ‘필드웨이브 데크놀로지’를 개발해 관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뮤직페스티벌에 참가한 관객들의 행동을 분석하여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기업과 마케팅을 할지를 파악한다. 덕분에 지난 7년간 공연사업을 10억 달러 규모로 키웠다”고 말했다.
뮤콘 쇼케이스 9월 8~9일 열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 주관하는 뮤직·엔터테인먼트 페어 ‘뮤콘 2023’은 오는 9일까지 서울 한남동과 홍대 일대에서 열린다.
뮤콘은 올해 처음으로 개별 진행되던 ‘서울국제뮤직페어’와 ‘엔터테인먼트산업박람회’를 통합해 ‘뮤직·엔터테인먼트 페어’로 탈바꿈했다. 음악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마켓까지 범위가 확대된 만큼 △오픈세션 △워크숍 △비즈니스 미팅 등 B2B 프로그램부터 △글로벌 뮤직 쇼케이스와 같은 일반 관람객 대상의 B2C 프로그램까지 준비됐다.
쇼케이스는 9월 8일과 9일 양일간 △홍대 신한 pLay 스퀘어 라이브홀 △무신사 개러지 △롤링홀 등 3곳에서 진행된다. 팝부터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참가 뮤지션 40팀과 게스트 뮤지션 8팀, 해외 뮤지션 3팀 등 총 51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첫날(8일)에는 △트렌드지 △글렌체크 △쏜애플 △죠지 △홍이삭 △기수 △실리카겔 △김뜻돌 △유다빈밴드 등 21팀, 둘째날(9일)에는 △아도이 △터치드 △케빈오 △솔루션스 △지셀 △러브엑스트레오 등 뮤지션 19팀이 무대에 올라 쇼케이스의 대미를 장식한다.
게스트 뮤지션으로는 △비비지 △자우림 △비오 △권진아 △샘김 △이무진 등이 나서 쇼케이스를 빛낼 예정이다. 글로벌 음악문화 교류를 위한 ‘뮤콘 익스체인지 스테이지’에는 일본 래퍼 챤미나와 싱어송라이터 아스미를 비롯해 태국의 아이돌 그룹 PERSES 등이 쇼케이스 무대를 함께한다.
뮤콘 쇼케이스는 현장 공연 외에도 KOCCA 뮤직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되며, 하이라이트 편집 영상은 9월 22일부터 업로드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