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브루로 매출 160억…커피 혁신 만드는 '넥스트바이오' 가보니

      2023.09.24 12:00   수정 : 2023.09.24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횡성=장유하 기자】 "넥스트바이오는 자연 추출 전문기업으로 원재료가 지닌 특성 변화를 최소화하는 공정을 통해 콜드브루 커피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 21일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넥스트바이오 본사에서 신언무 대표는 "국내에서 콜드브루 커피 부흥을 일으킨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넥스트바이오는 별도의 농축 공정 없이 18℃ 이하의 찬물로 천연 원재료가 가진 맛과 향, 유효성분을 고농도로 고속 추출하는 공정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콜드브루 전문 기업이다.

자체적으로 설계·개발한 자동화 추출 양산 설비를 통해 일반 에스프레소 대비 3배 이상 진한 고농도의 커피를 대량 생산하고, 저온 마이크로 분쇄기로 원료를 평균 입도 25㎛ 이하로 냉각 분쇄해 천연물이 가진 영양 성분과 향, 맛 등 열에 의한 변성을 최소화한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콜드브루 커피를 액상·분말 형태로 만들고 있다.

이날 넥스트바이오 공장에서는 커피의 기본이 되는 로스팅 라인을 둘러봤다. 들어가자마자 벽 한쪽에 쌓인 다양한 생두들이 눈에 띄었다. 생두를 보관하는 저장 창고는 따로 있지만, 이곳에는 일주일 치를 갖다놓고 생산계획에 맞춰 생두를 볶는다.
로스팅하기 전에는 생두에 들어간 다양한 이물을 걸러내는 작업을 거친다. 이날도 버튼 하나를 누르자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생두의 이물을 걸러내는 정선기가 돌아갔다.

이물이 걸러진 생두는 로스팅룸으로 들어가는데 넥스트바이오에서 쓰는 로스팅 설비는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독일의 네오텍사 설비다. 신 대표는 "네오텍사 설비를 쓰는 곳이 별로 없는데, 이 설비는 균일한 원두의 맛과 향을 보장하고 콜드브루 커피 추출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정해진 양의 원두를 다 볶아 기기가 돌아가진 않았지만, 이 로스팅 설비를 통해 회사는 하루에 약 6t의 원두를 볶는다. 볶아진 원두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한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추출라인으로 옮겨 추출된다.

신관 공장에서는 콜드브루 분말을 생산하는 사일로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2개의 사일로는 2층부터 4층까지 3개 층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했다. 분말 생산은 스프레이 드라이어 시스템(Spray Dryer System)을 사용하는데, 사일로 안에서 수증기가 증발하면서 원두가 건조돼 콜드브루 가루가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2개의 사일로를 통해 하루의 약 2t가량의 커피가 생산된다.

넥스트바이오는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콜드브루 커피 제품과 원액을 국내 대형 프렌차이즈에 공급한다. 콜드브루 커피 제품은 폴바셋,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할리스, 빽다방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콜드브루 커피 원액은 롯데칠성음료, 서울우유,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등에 공급 중이다.

콜드브루 기술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넥스트바이오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기업도 늘었다. 현재 회사는 글로벌 커피 전문회사인 '네슬레' 해외법인에 콜드브루 커피분말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는 향·소재 전문 글로벌 기업인 마네(MANE) 회장단이 넥스트바이오를 직접 방문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넥스트바이오는 지난해 1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8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자체 브랜드 '브루젠'을 출시하고, 중동지역 생산기지 세팅이 완성되면서 2024년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 대표는 "앞으로는 넥스트바이오의 커피를 좋아하는 팬을 만들고 싶다"며 "현재 갖고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강원 지역 내 특산물이나 천연 소재를 활용한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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