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탱크주의' 대명사 3대 가전사의 몰락

      2023.09.28 09:43   수정 : 2023.09.28 13: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위니아전자와 자회사인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앞서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가 근로자 412명에 대한 임금과 퇴직금 약 302억원 체불 혐의로 검찰에 되면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다. 2019년 45억원이었던 위니아전자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75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재무제표를 공시하지 않았다.

대우→동부→대유위니아 주인만 세 번 바뀐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는 옛 대우전자로 외환위기 시절 대우그룹이 몰락한 이후 DB그룹(옛 동부그룹)에 매각됐다.

매각 후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에 나섰지만, DB그룹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2018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오며 2018년 현재 대유위니아그룹에 인수됐다.

대유위니아그룹이 인수한 뒤 위니아전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 상태가 호전됐지만,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봉착했다.
지난 2월 위니아전자는 중국 톈진 공장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찾아왔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어 경영난 지속으로 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면서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이사가 20일 법정구속된 상태다.

"아~옛날이여"...'탱크주의'로 단숨에 가전 3대천왕
대우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대우전자는 글로벌 최초로 공기방울 세탁기와 3면 입체냉각시스템 냉장고를 개발하고 '탱크주의'를 표방하며 국내 대표 가전회사로 이름을 떨쳤다. 튼튼한 내구성을 표방한 '탱크주의'로 대우전자는 1995년 전 세계 22개국에서 대우전자 33개 제품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당시 한국 가전제품 수출의 38.8%를 차지할 정도로 삼성·LG의 아성을 위협했다.

"'대우' 간판 뗀 게 패착" 지적도
업계에서는 위니아전자가 '대우'라는 글로벌 브랜드를 너무나도 쉽게 포기한 점도 위니아전자의 몰락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한다. 튀르키예의 가전업체 베스텔은 2021년 대우전자 상표권을 확보해 가전 사업을 시작하면서 세계가전박람회인 IFA에 '대우' 상표와 로고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중남미·중동·동남아 등에서 가전에서 대우의 인지도는 여전하다"면서 흥행의 보증수표인 '대우' 간판을 쉽게 포기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위니아전자 "임금 체불 변제 나설 것"
위니아전자는 임금 체불 변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급한 불을 먼저 끄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위니아전자는 먼저 이란 다야니가(家) 측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해 236억원의 배당금을 확보해 임금 체불 변제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위니아전자는 2009년부터 다야니가의 자회사인 엔텍합과 거래를 해왔다. 2010년께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시작되며 엔텍합으로부터 236억원의 물품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다.
위니아전자는 다야니의 대한민국 정부 상대 채권 중 236억원 부분에 대해 가압류 결정을 받았고 본안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아울러 위니아전자는 이와 함께 3000억원 규모의 멕시코 공장 매각을 통해 임금 체불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위니아전자 관계자는 "최근 멕시코 최대 가전회사 마베와 글로벌 가전회사 일렉트로룩스가 멕시코 공장 실사를 했고, 매각 금액과 인수구조에 대한 제안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멕시코 공장 매각에 성공하면 계열사 등에 대한 차입금도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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