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당분간 계속될 듯' 원달러 환율 1390원까지 열어놔야

      2023.10.01 11:30   수정 : 2023.10.02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엔화, 위안화 약세까지 맞물리면서 원화 가치가 연중 최저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4·4분기 139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연고점 경신 원달러 환율, 강달러 영향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8원 오른 1349.3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3일(1351.8원)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띠고 있는 영향이 크다.
또한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 방침을 밝히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긴축 공포가 퍼지고 있다.

연준은 지난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중간값을 이전(4.6%)보다 0.5%p 높은 5.1%로 제시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우려가 크지 않은 만큼 달러화 약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한달 위험자산인 미 증시는 하락하고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와 국채 금리는 치솟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월 27일 106.84를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4.56%까지 뛰어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재차 갈아 치웠다.

■원달러 환율 상단 1390원까지 열어놔야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도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아시아 환율과 동조세를 띠는 경향이 있다.

위안화는 대내 부동산 경기 침체 리스크, 내수 둔화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차단에 이어 사모펀드 등 미국자본의 중국 첨단 기술투자 규제도 시작했다.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 중앙은행(BOJ) 역시 엔화 약세를 이용해 수출 호조세를 끌어낸 만큼 엔화 약세를 장기간 용인하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달러 환율은 9월 28일 달러당 149.71엔까지 올랐다. 달러당 150엔을 찍었던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일각에서는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150엔을 돌파할 경우 일본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처럼 달러 강세와 엔화·위안화의 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 가치 반등 시점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적 스탠스 아래 디레버리징 압력 노출된 중국 경제 경계감으로 원화 환율의 하락 전환도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며 "따라서 올해 4·4분기 원달러 환율이 1290~1390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상하단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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