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하다 금메달 날린 男롤러..대만측 "김치 효과다" 환호

      2023.10.04 05:00   수정 : 2023.10.0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순간의 방심으로 금메달을 놓친 롤러스케이트 국가대표 정철원(27·안동시청)이 실수를 사과했다.

정철원은 지난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 3000m 계주 결승에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 후반 선두를 달리던 한국은 마지막 주자 정철원이 금메달을 예감하고 결승선 코앞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 사이 뒤에 있던 대만 선수가 왼발을 내밀어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이날 한국의 최종 기록은 4분5초702로 1위 대만(4분5초692)과 0.01초 차이였다.

경기가 종료된 뒤 우리나라 대표팀은 우승을 한 것으로 생각해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했지만, 이후 공식 기록이 나오자 울먹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0.01초 차로 금메달을 차지한 데에 대만 언론들은 '기적'이라며 대서특필했다. 대만 남자 대표팀은 경기 당일 아침 식사로 김치와 깍두기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 황위린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결승선에서 마무리 동작(다리 내밀기)을 하고 싶었다. (결승점 통과 후) 내 바퀴가 상대 선수를 앞섰는지도 확실하지 않았다"며 "선수들과 코치에게 가서 금메달을 따지 못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0.01초 차이로 이겼다는 결과를 봤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었다. 바로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들은 이러한 기적 뒤에는 한국 대표팀을 이기기 위해 먹은 '김치효과'라고 전했다. 이날 대만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을 이기겠다'는 일종의 의식으로 아침 식사 때 김치와 깍두기를 특별히 가져와 먹었다고 한다.



시상식이 끝난 후 은메달을 목에 건 정철원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제 실수가 너무 크다”며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제가 방심하고 끝까지 타지 않는 실수를 했다”며 “경기가 끝나고 (동료들에게도) ‘같이 노력했는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철원의 실수로 자신뿐 아니라 동료 최인호(22·논산시청)는 병역특례 혜택도 놓치게 됐다.
함께 팀을 이룬 최광호(30·대구시청)는 앞서 궤양성 대장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데다 전날 남자 스프린트 10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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