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휴가 가던 소방관, 비행기 응급환자 구했다

      2023.10.06 07:17   수정 : 2023.10.06 09: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해외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난 한 소방관이 비행기 안에서 신속한 응급처치로 위급 환자를 살린 사연이 공개됐다.

기내서 복통·가슴통증 호소한 50대 남성에 응급처치

5일 경남 거제소방서 등에 따르면 남부119안전센터 소속 방성관(45) 소방장은 지난달 11일 오후 8시30분께 김해공항을 출발해 태국 방콕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륙한 지 약 1시간30분이 지났을 때 갑자기 한 태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가 복통과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승무원들은 기내 방송을 통해 의료진을 찾았고, 이때 방 소방장이 13년 차 구급대원임을 밝히며 나섰다.

방 소방관이 A씨의 활력 징후를 측정한 결과 당시 A씨의 혈압은 220까지 올라갔고, 맥박도 1분당 100회를 넘은 상태였다.
성인의 경우 혈압은 120/80, 심박수는 60~100회 정도를 정상 범위로 보는데 이를 훌쩍 넘은 것이다.

방 소방장은 의식도 희미해지는 A씨에게 기내에 배치된 산소를 투여하며 응급 처치를 했다.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동심장충격기 패드를 붙이고, 방콕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상태를 계속 확인했다.

약 3시간이 지나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고 방 소방관은 미리 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현지 의료진에 A씨를 인계한 뒤 호흡과 의식 등을 확인하고 공항을 떠났다.

"승무원과 승객들 도움으로 생명 구했다" 겸손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6일 비행기에 함께 탑승했던 한 승객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방 소방장의 대처 상황을 담은 칭찬 글을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방 소방장은 "119 출동은 보통 3인 1조로 현장에 가는데 이번처럼 하늘에서 다른 동료나 의료진 없이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부담되기도 했다"면서도 "위급상황이 발생한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A씨를 꼭 살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소통도 안되고 처치장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다른 승무원과 승객들도 도와주신 덕분에 A씨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환자를 무사히 의료진에게 인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