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삼조’ 저탄소 식생활
파이낸셜뉴스
2023.10.08 18:49
수정 : 2023.10.08 18:49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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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평균온도가 2도 상승할 경우 예상되는 상황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도는 2040년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예측보다 10여년이나 앞당겨진 분석 결과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금세기 중반 2도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주요 온실가스 중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해 '탄소 배출량'을 집계·관리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의 31%는 먹거리에서 배출된다. 식습관만 바꿔도 탄소 배출량을 최대 31%까지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먹거리 탄소중립을 위해 세계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저탄소 식생활' 글로벌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저탄소 식생활 캠페인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실천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 540여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저탄소 식생활 실천은 어렵지 않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농수산물을 소비하고, 축산물을 먹을 경우 메탄가스 발생량이 많은 대동물보다 소동물을 소비하는 식이다. 소고기 단백질 1㎏당 탄소 배출량은 돼지고기의 5.3배, 닭고기의 8.4배이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소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두부의 25배, 콩의 60배에 달한다. 수산물도 탄소 배출량이 동물성 단백질 식품의 12%에 불과하다. 특히 맹그로브에 비해 탄소 흡수율이 50배나 높은 해조류와 어패류는 성장 과정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훌륭한 온실가스 감축수단이다.
생산·유통 과정에서도 탄소를 감축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저탄소 식품을 적극 소비하는 것도 저탄소 식생활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친환경 포장재 사용, 온라인 거래 및 전기차 등 저탄소 물류운송을 통해 유통 과정의 탄소를 줄일 수 있으며, 화학비료와 농약을 최소화하고 GAP인증관리 등으로 생산 과정의 탄소도 감축할 수 있다. 식재료를 필요한 만큼만 구입해 남김 없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전 세계 음식물 폐기물은 연간 13억t이며,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33억t에 달한다.
이러한 저탄소 식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분명하고 확실하다.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과 제철 수산물은 영양이 풍부하며, 적정량을 조리해서 먹으면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것은 물론 과식할 우려도 사라진다. 저탄소 식생활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병든 지구를 구할 수 있으며, 인류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앞으로의 10년이 골든타임이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아름다운 지구를 위해 그리고 자라나는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오늘부터 저탄소 식생활을 시작하자.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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