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임신부' 실려가자 남은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준 美소방관

      2023.10.30 10:28   수정 : 2023.10.30 14: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임신부를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집에 남은 아이들의 아침 식사를 챙기며 엄마 대신 돌봐준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새벽 4시께 잠에서 깬 카렌 가르시아(33)는 어지럼증을 느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바노스에 사는 가르시아는 임신 35주차였다.

그 시각 그녀의 남편은 편도로 약 3시간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건설 현장으로 출근한 뒤였으며, 그녀의 자녀들은 잠들어 있었다.

밤새 구토를 한 가르시아는 7시께 그녀의 11살, 9살, 8살 아들, 딸이 눈을 떴을 때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상태였다.
가르시아는 겨우 911에 연락했지만 말을 할 힘이 없어 그녀의 아이들이 911에 상황을 대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로스 바노스 소방서의 브라이언 톰슨 대장을 비롯한 응급 구조 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했고, 가르시아를 구급차에 태워져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가르시아의 친오빠가 소식을 듣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지만 도착까지는 1시간 넘게 걸리는 상황이었다.

소방관들은 가르시아의 오빠가 오기 전까지 그녀의 세 아이들을 위해 '엄마'가 되어줬다. 여섯 아이의 아버지인 톰슨 대장은 "누군가도 제 아이들과 아내를 위해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며 "우리 모두 서로를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톰슨 대장은 아이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그는 "아이들이 집안 곳곳에서 놀면서 장난감과 직접 만든 예술작품을 보여줬고, 대원들이 아침을 만들어준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신이 났다"면서 "엄마의 걱정을 덜어줬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집에 도착한 가르시아의 오빠는 대원들이 아이들을 돌봐준 덕분에 안전하게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었다.

이날 오후 6시께 퇴원한 가르시아는 "아이들은 아침에 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신났다"며 "그런 일을 겪었을 때 누군가가 혼란스러워할 아이들을 보살펴준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가르시아는 또다시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현재 아이들을 돌볼 가족이 항상 곁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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