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청진기로 24시간 환자를 관리한다

      2023.11.17 01:00   수정 : 2023.11.17 0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제 공동 연구진이 몸 속 소리를 지속적으로 감지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무선 웨어러블 청진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의사 검진때나 측정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 피부에 부드럽게 부착해 몸 속 모든 영역의 소리를 무선으로 세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한양대 오세용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재영 교수, 캐나다 맥길대 위삼 샬리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무선 웨어러블 청진기를 17일(한국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했다.



손가락 크기의 무선기기

연구진에 따르면, 이 웨어러블 기기는 임상 수준의 정확성으로 작동했으며, 연구나 임상치료에 도입되지 않은 새로운 기능까지 들어가 있다.

이 기기는 길이 40㎜, 너비 20㎜, 두께 8㎜ 정도의 부드러운 실리콘 케이스로 쌓여있다.
그 안에는 플래시 메모리 드라이브와 작은 배터리, 전자 부품, 블루투스 기능, 그리고 몸을 향한 하나의 마이크와 외부를 향한 또 다른 마이크가 들어가 있다. 두개의 마이크로 알고리즘이 외부 소리와 몸 속 소리를 구별할 수 있다. 이 웨어러블 기기 테스트를 위해 폐와 장에 이상이 있는 15명의 미숙아와 만성 폐질환을 가진 35명을 포함한 55명의 성인이 참여했다.

노스웨스턴 메디슨의 흉부외과 의사이자 성인 대상의 임상 연구를 진행한 안킷 바랏 박사는 "이 기기은 동시에 폐와 심장 등 여러 영역을 듣고 비교할 수 있다"며 "이는 고도로 훈련된 13명의 의사가 청진기로 폐의 여러 영역을 듣는 것과 같고, 심장에 동기화돼 컴퓨터 화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폐·심장 부위 신호 추출해 분석

심혈관과 호흡기 질환은 사망 원인의 1위와 3위에 해당한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에서만 이 질환으로 80만명이 사망했다.

안킷 바랏 박사는 "의사들은 종종 폐의 특정 부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 무선 센서로 폐의 다양한 부위를 캡처하고 각 부위의 성능 및 서로 대비한 각 부위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만성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 35명과 건강한 사람 20명에게 이 기기를 시험했다. 이 기기로 다양한 위치에서 동시에 폐소리와 신체 움직임 신호를 추출해 폐 상태를 분석해냈다.

폐는 여러 종류의 소리를 낸다. 삐걱거리는 소리, 헐렁헐렁한 소리, 파도치는 소리, 울리는 소리 등이다. 바랏 박사는 "이 미세한 소리를 실시간으로 계속 모니터링함으로써 폐 건강이 나아지거나 악화되는지 판단하고, 환자가 특정 약물이나 치료에 어떻게 응답하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렁주렁 달린 줄에서 해방

이 기기는 신생아 중환자실의 아기들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병상 모니터에 연결된 다양한 센서와 선, 케이블에서 해방시켰다.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5년 이내의 주요 사망 원인은 심폐기와 위장관 문제다. 특히 위장관 문제는 소리가 줄어드는 장기 소리와 함께 나타난다.
이는 소화 문제, 장 운동성 이상 및 잠재적 폐쇄의 조기 경고 신호다.

캐나다 몬트리올 어린이 병원과 미국 시카고 앤 로버트 H. 루리 어린이 병원에서는 이 소리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했다.
루리 어린이 병원의 데브라 E. 위즈-메이어 박사는 "많은 아기들은 청진기보다 작아 기술적으로 감시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이 기기로 아기를 방해하지 않고도 계속 감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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