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전산화 완비 때까지..내년 하반기 전망
2023.11.16 16:37
수정 : 2023.11.16 20: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근본적 개선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한 국내외 기관 전반 전산화 시스템 완비 때까지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를 시행했지만, 외부적 무차입 공매도 실시간 차단 등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실현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 공매도 금지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언급한 근본적 개선안은 기관·외국인과 개인의 공매도 조건을 같게 하는 제도개선보다도 외국인 불법 공매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 완비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해외 기관 협조를 구해야만 하는 일이라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민당정협의를 통해 공매도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본지가 단독보도했던 기관·외국인과 개인의 상환기간과 담보비율을 통일시키는 제도개선 외에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시스템 마련이 포함됐다. 전산화 시스템 구축을 두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제도개선안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공매도 금지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민당정협의에서 제시한 전산화는 일단 국내 각 증권사 내부 전산시스템 마련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전산시스템이 마련돼야만 공매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협조를 구하기 쉽지 않은 글로벌 IB(투자은행) 등 해외기관이다. 공매도 거래의 92%를 차지하는 99곳 기관 중 외국 기관이 21곳인 만큼 당정은 국내외 기관을 아우르는 외부 시스템 구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쉽지 않은 과제인 만큼 ‘범국가적인 시스템’ 구축을 완비할지, 일단 현실적으로 가능한 전산시스템 마련에 그칠지 고심 중이다. 해외기관 협조가 가능할지도 미지수이지만, 이를 문제 삼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와서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해외기관까지 포함하는 전산시스템 완비를 근본적 개선안이라고 분명히 한 것이다. 때문에 현재 내년 6월까지인 공매도 금지는 이 과제가 완료될 때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이야기하는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시스템을 구축할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택할지 고민 중”이라며 “지금으로선 결국 어떻게 될 수 있을지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관·외국인과 개인의 공매도 조건을 동일하게 하는 제도개선은 당정에선 찬성여론이 커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신중론도 나오고 있어 오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원만히 심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매도 제도개선 여론이 커서 민주당이 대놓고 반대하진 못하고 있지만, 공매도 제도개선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 보니 대규모로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실 신용문제를 고려하면 개인과 기관의 공매도 조건이 다른 게 당연한 것이지 않나. 정말 문제는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