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휘는 영끌족...신용대출 금리 7% 턱밑, 마통 보름새 5천억 껑충
2023.11.19 18:29
수정 : 2023.11.19 19:07기사원문
신용대출 금리가 6개월 만에 0.5%p 오르며 7%대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안정되고 있는 은행채 장기물(5년)과 달리 단기물(6개월~1년)의 금리가 급등하면서 신용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다. 고금리에도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 연말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치솟는 신용대출 금리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5일 기준 신용대출의 6개월 변동금리는 4.71~6.71%로 집계됐다. 5월 중순(4.64~6.17%)과 비교했을 때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54%p, 0.07%p 상승했다. 만기일시 상환방식으로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월 이자부담은 최대 56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신용대출의 준거금리로 사용되는 6개월 만기 은행채의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은행채 6개월물(무보증·AAA)의 금리는 지난 15일 4.089%로 6개월 전인 5월 15일(3.666%)보다 0.423%p 상승했다. 특히 한달 전(4.014%)보다 0.075%p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은행채 5년물이 4.633%에서 4.323%로 0.31%p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단기물 금리가 빠르게 오른 이유는 만기가 1년 이하인 은행채 거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5일까지 거래된 은행채 거래대금 전체(39조838억원) 가운데 1년 이하 만기의 은행채 거래대금의 비중은 43.6%(17조262억원)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은행채 발행한도 제한까지 풀리면서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지난 13일 4.108%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행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마이너스통장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선 지 오래다. 통상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신용대출 금리보다 0.5%p 높게 책정된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전날 기준 5.21~7.21%로 집계됐다.
■마통 중심으로 규모 커져
치솟는 금리에도 불구하고 신용대출은 증가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타대출은 245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원 늘었다. 전체 예금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과 일반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21년 11월(5000억원) 이후 23개월 만이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5일 기준 41조3036억원으로 집계됐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5월 말 40조542억원에서 지난달 40조8105억원으로 5개월 사이 7563억원 늘어났는데, 최근 15일 동안 4931억원 증가했다. 일평균 증가액이 같은 기간 50억원 수준에서 330억원으로 폭증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세는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와 이사철 이사비용 등으로 인한 일시적 자금수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은행채 발행량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어 무리한 자금조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7조5393억원 순발행돼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은행채는 이달에도 16일까지 6조1160억원 늘어나며 순발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예금금리 인상 자제 등을 주문해 수신금리는 진정됐으나, 연말 만기가 찾아오는 은행채 규모가 40조원이 넘는 상황"이라며 "은행 간 발행 경쟁이 펼쳐질 경우 은행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어 신용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