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순서 정해라"..여학생에게 막말·집청소까지 시킨 국립대 교수
2023.12.19 06:49
수정 : 2023.12.19 17: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학생들에게 “여자는 임신하면 쓸모없다” “대학원생은 임신 순서 정하라”는 등 막말을 일삼았다는 탄원이 접수된 국립대 교수가 상급기관의 감사를 받게 됐다.
18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산하 4년제 국립 특수대학인 H대학교의 A교수에 대한 학생들의 탄원을 접수받고 감사에 착수했다.
이들이 제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A교수는 전시회에 남자친구를 데려왔다는 이유로 학생에게 “(네가) 아는 인맥이 모두 내가 아는 인맥이다.
또 “여자는 임신하면 쓸모없다. 대학원생은 임신 순서를 정해라” “너 살이 왜 이렇게 많이 쪘나” 등의 발언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자신의 지난해 강의평가가 나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학생들에게 “너네 눈감고 조용히 손들어. 뒤에서 치사하게 그러지 마라”라며 “너희들한테 직접 불이익을 가게 할 것이다. 교수가 가진 권력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학생들에게 자택 청소를 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교수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학생 10여명을 자택으로 불러 정원·책장·작업실 청소 및 정리를 지시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당시 정리에 참여했다는 한 학생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했다”며 “탄원서 제출 움직임이 나타나자 A교수가 일부 학생들에게 임금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아울러 졸업 논문 제출 기간에 A교수는 학생들을 상대로 “돈 정도는 바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취지로 발언했고, 이에 일부 학생들이 A교수에게 선물을 바치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A교수에 대한 탄원에는 졸업생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은 “학과 정원이 40명 정도인 소규모 학과이고 전통문화계도 좁아 (교수에게) 반기를 들면 앞으로의 커리어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A교수가 학교 예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 비품 비용 등을 학생들로부터 걷었다는 탄원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잦은 수업 미참여와 지각 등 의혹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한편 A 교수는 해당 의혹에 대한 언론 질의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