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씨 사망…경찰 "강압 수사 전혀 없었다"(종합4보)

      2023.12.27 14:46   수정 : 2023.12.27 14: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아온 배우 이선균씨(48)가 27일 숨진채 발견되면서 이를 수사해온 경찰도 일부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경찰측은 "강압 수사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피의자 사망이 공식 확인되면 수사기관의 공소권도 사라져 이선균씨 수사는 전면 중단된다.

현재까지 경찰에 확보한 것은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과 이선균씨의 진술이다. 경찰은 이선균씨로부터 마약투약 여부에 대한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씨는 "마약인 줄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선균씨 변호인은 지난 26일에도 "A씨의 진술만으로는 억울하다"는 취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해달라"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선균씨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간이검사, 정밀검사 등을 여러차례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반응이 나온 바 있다.


"유서 작성하고 집 나서", 공원서 숨진채 발견
이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2분께 이씨의 매니저가 '이씨가 전날 유서를 작성하고 집을 나가 현재까지 미귀가했다'는 취지의 112 신고를 접수했다. 성북소방서는 10시31분 경찰의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으며, 오전 10시 30분께 종로구의 한 공원 인근 노상에서 이씨가 심정지 상태로 자신의 차량 안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다"며 "차량 안에 번개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대까지 출동해 이날 오전 11시55분께 현장 감식을 마쳤으며, 오후 1시18분께 이씨의 차량을 견인해 옮겼다. 이씨의 시신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갈범 주장밖에 없어, 거짓말 탐지기 써달라"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아왔다. 이씨는 전날 오후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이씨는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자택에서 대마초와 케타민 등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초 마약류관리법상 향정과 대마 혐의로 먼저 구속기소 돼 현재 인천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이씨 측은 "공갈범의 주장 밖에 없는 상황에서,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A씨가 나를 속이고 마약을 줬다. 그게 마약인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 측은 유흥업소 실장 A씨 등 2명을 공갈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씨는 고소장을 통해 "A씨 등에게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당해 3억5000만원을 뜯겼다"고 주장했다.


3차례 불려간 이선균...간이·정밀·체모 등 모두 음성판정

이씨는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약 19시간 동안 3차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이날 조사에서도 지난 2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A씨가 처방받은 수면제 같은 것이라며 줘서 받았다. 마약인 줄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진술 이외에 이씨가 마약을 했다는 직접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동안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 모발을 채취해 진행한 1차 정밀 감정, 체모 등을 추가해 진행한 2차 정밀감정 등을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선균 수사 '중단'수순, 지드래곤 수사 '불송치', 경찰측 "강압수사 없었다"
경찰의 이번 연예인 수사는 급증하는 마약범죄에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으나 연예인 수사는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보지 못했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배우 이선균씨와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의 마약 투약 혐의를 인지한 후 수차례 조사해왔다. 두 사람 모두 마약 관련 간이검사, 정밀검사, 체모검사 등에서 모두 음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여러차례 조사 끝에 지드래곤 수사는 '불송치'로 처리했다. 이선균씨에 대한 수사는 사망이 공식 확인되는 시점에서 '공소권 없음'으로 일단락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지드래곤은 경찰 수사에 대해 "경찰이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천경찰청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강압수사는 전혀 없었다"며 "수사 도중 고인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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