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거용 부동산 시장 저점… 美는 추가 하락 가능성"
2024.01.03 18:11
수정 : 2024.01.04 09:46기사원문
3일 파이낸셜뉴스가 2개 글로벌 운용사 소속 매니저들(4명)에 글로벌 부동산 시장 전망을 물었더니 한결같이 유럽 시장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닉 핑크 베어링 유럽 부동산 포트폴리오 운용 대표는 "시장가격 및 수익률 측면에서 부동산 시장은 이제 사이클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유럽 부동산의 밸류에이션이 저점에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며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에 공모 부동산 거래가격이 최근 다소 상승한 점도 고무적이다. 올해 유럽 부동산 거래액은 회복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을 가질 만한 섹터로는 주거용 부동산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오피스 섹터는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실제 유럽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의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CBRE에 따르면 2019~2022년 발생한 신규 부동산대출 6400억유로 가운데 25%(1760억유로)는 재융자가 불가능하고, 오피스 등 CRE의 비중이 절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닉 핑크 대표는 "현재 사모 오피스 부동산 섹터의 밸류에이션은 적정가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유럽에서는 주거용 부동산 등에서 가치 있는 투자기회를 발견할 수 있고, 긍정적인 수급 요건이 지속되고 있어 임대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은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수익률이 좋은 종목들에만 투자가 이뤄지는 '스톡 피커스 마켓'(stock picker's market)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개별 자산 선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존 오커블룸 베어링 미국 부동산 투자 대표는 "향후 밸류에이션 조정 결과에 따라 개별 자산 간의 성과 차이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추세적 흐름에 따른 자산 선정이 아닌, 개별 자산의 선정이 더 중요해지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리안 카렐 슈로더 글로벌 멀티에셋 인컴부문 총괄은 "과잉 매도가 발생했다고 느낀 측면이 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일부 영역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다이렉트 렌딩 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영향에 약세장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렉트 렌딩은 운용사 등이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에 펀드 자금을 활용해 직접 대출하는 방식이다.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강화로 은행의 대출 여력이 감소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이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담 휠러 베어링 글로벌 프라이빗 파이낸스 공동 대표는 "고금리 지속으로 유동성뿐만 아니라 재무제표 악화로 고전하는 기업들이 증가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더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우수한 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이 투자 수익을 좌우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운용사가 접근하는 자산이 우량할 수록 수익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담 휠러 대표는 "많은 기관 투자자들에 다이렉트 렌딩은 틈새 투자에서 필수 투자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비교적 새로운 자산군"이라며 "다가오는 사이클에서는 양질의 딜 흐름, 규모, 업계를 주도하는 운용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어떤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맺을 것인 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