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빛난 'K-스타트업'…원팀의 힘 보여줬다

      2024.01.14 15:02   수정 : 2024.01.14 15: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나흘간 미래 기술의 장이 펼쳐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막을 내린 가운데 혁신 기술들을 선보인 'K-스타트업'들에게 전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다수의 K-스타트업들이 정부와 기업 등의 전폭적 지원 속에 인공지능(AI)부터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관람객들을 사로잡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제품들을 소개하며 글로벌 진출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CES의 또다른 별 'K-스타트업'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한 CES 2024의 메인 무대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C)에서 우버로 15분 거리인 베니시안 엑스포로 들어서자 'KOREA'가 적힌 유레카파크 광고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가장 처음 만난 스타트업은 CXL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파네시아'였다. 양팔을 벌린 넓이보다 좁은 부스에는 CES 2024 AI 부문 혁신상을 알리는 상패가 놓여있었다.


상을 받은 CXL에 대해 묻자 이상원 파네시아 디렉터는 "기존 제품들이 컴퓨터와 외부 기기를 연결할 때 메모장에 글을 써서 한 장씩 데이터를 넘긴다면, CXL은 구글 독스처럼 여러 중앙처리장치(CPU)와 장치들이 즉각 한 장의 메모장에 적힌 데이터를 공유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직원은 20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9월 대교인베스트먼트가 리딩하는 7개 기관으로부터 160억원을 조달하며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석박사 인력이 설립한 교원창업으로, 이번 CES에도 KAIST와 함께 했다. 그는 "학교가 부스 설치와 물품 지원을 해줘 회사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수월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블럭 옆 벽면에도 KOREA가 크게 적힌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서울 13개 기관과 협업해 구성한 서울통합관이다.

유독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서 '로드시스템' 장양호 대표를 만났다. 장 대표는 "트립패스는 전자여권을 모바일로 구현한 신분 인증에 페이먼트를 결합해 원패스로 신분인증과 결제를 할 수 있다"며 "CES 기간 신한은행, 전북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다 부스를 방문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로드시스템의 모바일 여권 기반 금융·관광 플랫폼 '트립패스'는 금융기술과 사이버 보안 및 개인정보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금융기술 부문에서는 CES 최고 영예로 꼽히는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로드시스템도 SBA의 지원을 받아 CES에 참여했다.

정부·지자체·산학연, 숨은 지원의 결실

스타트업 전시관인 유레카파크 참가 기업 1200여 곳 중 3분의 1 이상은 한국 기업이었다. SBA과 서울시가 13개 협력 기관과 조성한 통합서울관 81개 기업을 포함해 한국 기업은 440개에 달했다.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 134개 중 벤처·창업기업은 116개로 지난해(111개) 기록을 넘어섰다. 업력 7년 이내 창업 기업(스타트업)만 94개에 달하고, 최고 혁신상도 7개나 받았다. K-스타트업의 CES 참가는 글로벌 무대를 통한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산학연의 전폭적인 지지로 이뤄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022년부터 해외전시팀과 스타트업지원팀의 협업으로 중소·스타트업 기업의 혁신상 수상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수상 기업 수도 2022년 29개, 2023년 38개, 2024년 60개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KAIST가 지원하는 24개 창업기업 및 예비창업팀도 232㎡ 크기로 운영하는 단독 운영 부스에서 관람객을 맞았다. 대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 C랩과 현대자동차 제로원도 스타트업과 CES에 동행했다.
삼성전자 C랩 전시관에는 15개 스타트업이, 현대차 제로원 전시관에는 11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혁신 기술을 뽐냈다.

소변 검사로 만성질환을 진단하는 스마트 토일렛으로 올해 총 3개의 CES 혁신상을 받은 옐로시스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모집하는 CES에 포함돼 지원을 받고 참가할 수 있었다"라며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공공 화장실에 설치하도록 정부나 지자체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현우 SBA 대표는 "올해는 서울시 단독으로 서울관을 운영했던 작년 대비 1.5배 규모로 유망 스타트업 81개사를 선발·지원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했다"며 "서울통합관 참여 기업 중 18개사의 24개 제품이 CES 혁신상을 받았고 2개사는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만큼, 비즈매칭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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