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영상' 공유한 이준석.."尹 심기 경호" 꼬집었다

      2024.01.19 10:04   수정 : 2024.01.19 11: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바꿔달라'고 항의하던 강성희 진보당의원(전주시을)이 끌려 나간 일에 대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과도한 경호"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이 아니라 어느 국민이라도 국정의 잘못을 지적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지가 들려 나갈 이유는 없다"라며 "경호상의 위협이었다면 다른 제지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목청이 커도 목소리로 사람을 해할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을 막은 것은 실체적 위협에서 대통령을 지키는 목적보다 대통령 귀에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는 심기 경호의 목적"이라고 꼬집으면서 "과거 우리는 과도한 경호에 익숙해진 지도자들이 걷던 길과 그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경험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의원이 불편했겠지만 역설적으로 지난 보궐에서 그가 당선된 것은 대통령이 국정을 올바르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오늘 일로 그를 4년간 더 국회에서 볼 확률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해당 글과 함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관련 영상도 공유했다. 지난 2013년 11월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이민 개혁안 연설이 담긴 영상으로,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상을 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단에 서자 한 이민자 청년은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하다", "지난 추수감사절 때부터 가족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매일 같이 수많은 이민자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라고 계속해서 외쳤다.

이 청년의 항의에 다른 이민자들도 "추방을 중단하라"라고 연호하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졌다.

그러자 검은색 정장을 입은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괜찮다, 청년들을 그냥 두시라. 내가 마무리 지을 테니 신경 쓰지 말라"라며 만류하는 듯한 손짓을 취했다.

이후 화면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 두 명이 퇴장하는 장면이 잡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난 이 젊은이들의 열정을 존중한다. 왜냐하면 이 청년들은 진심으로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거니까"라며 연설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했던 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하는 중 '국정 기조를 바꿔달라.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했을 뿐인데 경호원들이 나를 행사장 밖으로 내동댕이쳤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입을 틀어막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안경도 빼앗겼다"라고 했다.

이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입장해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는 상황이었고 강 의원이 악수했을 때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라며 강 의원이 잡은 손을 본인 쪽으로 당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경호처에서 손을 놓으라고 경고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계속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하는 상황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과) 분리된 이후에도 계속 손나팔을 만들어 고성을 지르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행사에 참석한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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