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대선 앞두고 감옥서 의문사...바이든 "푸틴에 책임"

      2024.02.17 03:54   수정 : 2024.02.17 13: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47)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시베리아 교도소 수감 중 사망했다.

나발니는 반정부 운동을 주도한 야권 핵심 인사로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교도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며 비판했다.



산책후 사망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교정당국은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의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사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나발니는 산책 뒤 사망했다.


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몸이 좋지 않았다"면서 "거의 곧바로 의식을 잃어" 의료진이 응급조처에 나섰지만 사망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절차에 따라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부패혐의로 수감


나발니는 2011년 반부패재단을 만들어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푸틴의 최대 정적이 됐다.

그가 설립한 반부패재단, 시민권리보호재단, 나발니본부 등은 러시아 당국이 '극단주의 조직'으로 지정해 탄압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입을 막도록 하는 올가미로 부패혐의를 그에게 덧씌웠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과 함께 불법 금품 취득, 사기 등 파렴치한 범죄도 저질렀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3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아 2021년 1월부터 복역중이었다.

대선 앞두고 부담됐나


나발니는 그동안 숱하게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2020년 8월에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에서 독극물 증세로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독일에서 치료받은 뒤 귀국했다. 당시 그가 중독된 독극물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자주 사용하는 독극물이었고, 서방 정보기관들은 푸틴이 그를 독살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발니는 치료 뒤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곧바로 수감됐다.

이번에 그의 사망이 확인된 제3교도소는 추위와 같은 혹독한 환경으로 '북극의 늑대'라는 별명이 붙은 악명 높은 교도소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약 235km 떨어진 멜레코보 제6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지난해 12월 시베리아 제3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통보하지 않아 실종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나발니 측근들은 그가 대선을 앞두고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강상태가 좋던 그가 돌연사 한 것은 의문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반정부 인사들과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이들도 러시아 정부가 결국 나발니의 목숨까지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5선이 유력한 푸틴 대통령이 다음달 15~1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눈엣 가시 같은 나발니를 제거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규모 시위 조짐


나발니 돌연사로 러시아에서는 대규모 시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야권 인사들과 나발니 지지자들은 그의 사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푸틴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야권, 해외 망명 인사들은 나발니 죽음과 푸틴 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푸틴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석유재벌 출신의 반정부 인사 미하일 호도로콥스키는 나발니 사인이 어떻게 나오든 나발니 독살을 처음 승인하고 투옥한 푸틴이 나발니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대규모 시위 조짐이 보이자 이를 불법이라며 사전에 경고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촛불 등으로 그를 조용히 추모하고 있지만 대형 시위로 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이든 "푸틴에 책임"


바이는 미 대통령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나발니 옥중 사망은 푸틴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나발니의 사망 소식은 놀랍지도 않다"면서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이 직접 그를 살해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곧 죽을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다른 나라 국민 뿐만 아니라 자국민을 상대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